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국토부 장관에 GTX-D노선 개선 요구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경기도지사까지 합세해 수정 요구6월말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확정·고시…수정시 정책 일관성 훼손 우려
  • ▲ GTX-D 원안사수 5호선 김포연장 촛불챌린지 현장모습.ⓒ이종현 뉴데일리 기자
    ▲ GTX-D 원안사수 5호선 김포연장 촛불챌린지 현장모습.ⓒ이종현 뉴데일리 기자

    '김부선'으로 불리며 논란을 빚고 있는 서부권광역급행철도(GTX-D) 문제에 정치권까지 가세했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신임 장관 역시 인사청문회에서 '합리적 방안을 찾겠다'고 밝혀 내달 공개될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해당 노선이 어떻게 반영될지 관심이 쏠린다.

    여권의 유력한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출근길에 김포 경전철(골드라인)을 직접 탔다. 엄청난 혼잡도의 '지옥철'을 경험한 이 전 대표는 정부에 GTX-D 노선 계획을 바꿀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2019년 개통된 김포 골드라인은 김포 양촌역과 한강신도시, 서울 김포공항역을 잇는 약 23㎞ 길이의 경전철이다. 이날 전철이 장기역에서 풍무역 사이를 지나는 동안 서울로 출근하려는 시민들이 계속 탑승하자 객차는 발디딜 틈 없이 꽉 들어찬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 전 대표는 "마치 양계장 같다"고 표현하면서 노형욱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내가 지금 김포 골드라인을 탔는데 개선 여지가 있는가?"라고 물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역시 지난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 간담회에서 '김부선'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GTX-D노선이 '김부선'이라고 김포에서 끝나 서부지역에 상당한 민심의 이반이 있다"면서 "오늘도 (당내) 의원 6명이 단식 농성을 하겠다고 할 정도로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기 대권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역시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4차 철도망 계획 공청회에서 GTX-D 노선이 대폭 축소된 것으로 도민들의 실망감이 매우 크다"며 "경기도민의 삶의 질 개선과 균형발전 측면에서 원안대로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당초 강남까지 직통으로 연결되는 원안을 요구하는 지역주민들의 반발로 이어졌다.

    노형욱 신임 국토부 장관 역시 인사청문회에서 'GTX-D 노선에 대한 수도권과 서부권의 불만을 알고 있냐'는 질의에 "몇가지 기준에 따르다 보니 주민분들의 눈 높이에 맞지 않게 됐다"며 "서북부 지역의 교통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제기하시는 문제를 종합적으로 보고 장관으로 일하게 되면 합리적인 방법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GTX-D 노선 관련 논란은 지난달 22일 한국교통연구원이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수립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대두됐다. 노선이 김포 한강~인천 검단~부천~서울 남부~하남으로 이어질 것이란 예상과는 달리, 김포 장기~부천 종합운동장으로 발표되면서다.

    국토부는 GTX-D 노선이 지자체 요구에 비해 대폭 축소된 이유로 예산 부족을 꼽는다. 이번 4차 철도망 계획이 균형 발전에 초점을 맞추면서 예산 쏠림을 의식했다는 것이다.

    지자체가 요구하는 GTX-D 예산은 10조원으로 추정되는데 4차 철도망 계획에 신규로 반영된 42개 사업 예산은 29조4000억원으로 3분의 1이 넘는 규모다.

    하지만 지역주민들뿐 아니라 정치권까지 가세하며 재검토 요구가 빗발치자 철도망 계획이 변경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토부는 관계기관 협의와 국토계획평가, 철도산업위원회 심의 등의 절차를 거쳐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을 6월 말 확정·고시할 예정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여당 대표뿐 아니라 유력 대권후보들까지 GTX-D 노선 수정을 요구하고 나섰으니 변경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다만 정책의 일관성 측면에서 노선수정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