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현대모비스 "아산 공장, 24~26일 휴업"기아, 미국 조지아 공장 가동 중단 검토반도체 '연쇄 충격'에 부품까지 차질
  • ▲ 현대자동차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 ⓒ뉴데일리DB
    ▲ 현대자동차 서울 양재동 본사 사옥 ⓒ뉴데일리DB
    반도체의 전 세계적 공급 부족 사태가 현대자동차그룹을 덮쳤다. 

    그랜저와 쏘렌토, 텔루라이드와 주요 부품까지 생산 차질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 판매 실적에도 ‘빨간불’이 들어올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대차는 오는 26일까지 사흘간 아산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한다고 24일 밝혔다. 회사 측은 “반도체 부품 수급에 차질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휴업에 따른 생산 차질은 3000여 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그랜저와 쏘나타를 생산하는 아산 공장은 지난달 12~13일, 19~20일 두 차례나 라인을 멈춰세우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의 핵심 부품을 만드는 현대모비스도 24~26일 아산 공장 문을 닫기로 했다. 현대차가 그랜저와 쏘나타를 만들 수 없게 되자 ‘연쇄 충격’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현대차에 공급하는 모듈(개별 부품을 조립한 덩어리) 생산에 차질이 생겼다”며 “오는 27일 생산 라인을 다시 돌릴 예정이나 내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반도체 품귀 현상 충격은 국경 밖으로도 번지고 있다. 기아는 오는 27~28일 미국 조지아 공장 가동을 멈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반도체 재고가 바닥났기 때문이다.

    기아는 지난 17∼18일 스토닉과 프라이드를 생산하는 광명 2공장을 휴업하기도 했다. 그동안 주말 특근을 시행하지 않는 방식으로 대응해왔지만, 반도체 공급 부족을 버틸 수 없게 되면서 처음 공장 문을 닫았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지난 1분기(1~3월) 경영 실적 발표에서 “반도체 공급 이슈의 가장 어려운 시점은 5월이 될 것 같다”고 위기를 예고한 바 있다.

    업계는 이번 휴업으로 그랜저와 K5, 텔루라이드 등의 소비자 인도가 일부 늦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랜저는 지난 1~4월 3만5545대 팔리는 등 출시 시기와 관계없이 주문이 몰리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이 밖에 반도체 공급 부족에 생산이 늦어지자 아이오닉 5, K8, 카니발 등에 마이너스(-) 옵션(선택 사양)까지 도입했다.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현대차그룹은 조업 일수를 줄이고 있다. 이와 함께 재고 확보, 대체 소자 개발 등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컨설팅 회사 알릭스파트너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완성차 업체의 매출액이 1100달러(약 124조원) 줄어들 것으로 봤다. 생산대수는 390만 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