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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보험을 운영 중인 생명보험사들이 금융당국의 환차손 보증비용 요구에 직면했다.
생보사들은 가입자가 원할 경우 가입 당시 환율을 적용해 원화상품으로 전환하는 등 환손실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대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생명보험협회는 회원사들의 달러보험을 가입자들이 원화보험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제안서를 금융당국에 제출했다.
달러보험은 보험료 납입과 보험금 및 해약환급금 지급 등이 외화로 이뤄지는 상품이다. 환율이 오르면 환차익을 보지만 환율이 떨어지면 손실을 보는 구조다.
금융당국은 최근 이 같은 리스크를 우려해 환차손 보증비용을 생보사들에게 요구했다. 달러보험 환율 손해를 보험사들이 떠안으라는 것이다.
이에 생보사들은 관련 대안으로 가입자가 원하면 원화보험으로 전환할 수 있는 방안을 당국에 제시했다.
달러를 위험자산이라고 판단했을 때 이에대한 안전장치로 달러보험을 원화보험으로 갈아탈 수 있도록 한 셈이다.
예컨대 30년 후 만기인 상품에 가입하고 10년 시점에 원화로 바꾸겠다고하면 20년 뒤인 납입 만기 후 보험금을 달러가 아닌 원화로 받게 된다.
생보업계는 이러한 대안제시에도 당국이 환차손 보증비용 결정을 강행할까 우려하고 있다.
보증 비용을 산정하는게 어려울 뿐더러 산출시 비용이 막대해 수익 창출은 물론, 상품 개발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관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메트라이프생명, 푸르덴셜생명 등 외국계 생보사들의 우려가 크다.
메트라이프생명 관계자는 "만약 환차손 보증비용을 지급토록 한다면 보험사 입장에서는 달러보험을 팔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당국의 의견을 기다리는 중이며, 환차손 보증비용 지급에 대한 대비책이 전무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푸르덴셜생명 측은 "보증비용을 보험사가 부담을 하게되면 보험료가 높아질 수 밖에 없어 소비자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달러종신보험'을 출시한 바 있으며, 신한생명도 '신한달러유니버설종신보험'을 내놨다.
생보업체 한 관계자는 "국내 생보사들의 경우 달러보험 시장 규모가 미비하다"며 "그러나 업계 중요 비지니스 상품군으로 여겨져왔던 해당 시장의 플레이어들이 줄며 상품 다양화와 요율 인하의 걸림돌로 작용, 시장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올초까지만해도 관련 시장 진입을 검토했지만 결국 해당 상품 출시를 중단했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최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총 11개사의 달러보험 계약자 수는 ▲2017년 1만 4475명 ▲2018년 5만 7219명 ▲2019년 10만 9537명 ▲2020년 16만 5746명으로, 연평균 146%씩 증가했다. 반면, 민원 건수는 ▲2018년 2건 ▲2019년 2건 ▲2020년 15건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