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증권사 10곳 1분기 광고선전비 전년比 73% 급증광고비 증가율, 유안타증권·삼성증권 등 두드러져TV·지하철 옥외광고, 각종 이벤트로 투심 잡아 브로커리지·WM 수익도 크게 늘어
  • 올해 1분기 광고선전비를 대폭 늘린 증권사들의 실적이 두드러진 성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자 유치 경쟁에 뛰어들며 대중적으로 친숙한 이미지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성과로 나타난 모습이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자기자본 상위 증권사 10곳의 올해 1분기 광고선전비는 전년 대비 73% 늘어난 654억9600만원으로 나타났다. 

    규모로는 키움증권 248억7600만원, 미래에셋증권 139억5100만원, 한국투자증권 75억3500만원, 삼성증권 50억3700만원, 하나금융투자 39억5700만원, KB증권 36억7900만원, NH투자증권 31억1200만원, 신한금융투자 30억500만원, 유안타증권 24억9700만원 등 순이다.

    증가율로는 유안타증권(410%), 삼성증권(282%), 키움증권(154%), 미래에셋증권(112%) 등이 두드러진다. 이들은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2배 넘게 광고선전비를 늘렸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의 견인차였던 동학개미 효과에 증권사들이 공격적으로 마케팅 비용을 늘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특히 증권사들은 2분기 거래대금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개인투자자 유치를 위한 대중 홍보에 더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증권사들은 각종 이벤트는 물론 유명 광고 모델 기용, 지하철·버스 등 옥외광고와 TV광고, 유명 유튜브채널 광고 등 다양한 방식의 광고선전을 진행하고 있다. 

    과거 증권사 광고 마케팅은 고액자산가 고객 유치를 위해 무게감 있는 이미지에 방점을 뒀다면 동학개미 열풍 이후 개인 투자자들에게 대중적이고 친숙하게 다가가려는 노력이 두드러졌다. 이전의 증권사 광고 대부분은 대형사 위주로 집행됐지만 광고 집행에 비용을 쏟는 중소형 증권사들도 많아졌다.

    실제 이같은 광고선전 노력의 결실은 브로커리지와 자산관리(WM)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소형사인 유안타증권은 지난해 1분기 5억원가량에 불과했던 광고선전비 지출을 올해엔 25억원으로 올렸다. 

    이 기간 유안타증권은 공격적인 광고마케팅을 진행했다. 지난 2월 배우 이선균을 광고모델로 발탁, TV광고를 통해 대중과 만났다. 또한 일부 노선의 시내버스 차량 외부와 2호선 홍대입구역·4호선 명동역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 역사 내 광고를 설치했다. 동학개미들에게 인기가 높은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도 광고를 진행, 대중적 인지도를 올리는 데 주력했다. 

    유안타증권은 주식시장 거래대금 증가와 공모주펀드 판매 호조 등에 힘입어 올해 1분기 브로커리지, WM 등 위탁·자산관리 부문 수익이 전년 대비 67% 증가한 975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 1분기 당기순익은 전년 대비 1557% 늘어난 1110억원을 기록하면서 순익 기준 10위권에 진입하는 쾌거를 거뒀다. 

    대형사 중에선 특히 삼성증권의 광고비 지출 증가가 눈에 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3억1900만원에 불과했던 광고선전비를 올 들어 282% 늘렸다. 

    삼성증권은 지난해부터 배우 손담비, 김영철, 김성규 등 연예인 광고모델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는 등 개인투자자 눈높이에 맞는 광고 콘텐츠로 주목받았다. 올해 1분기엔 해외 주식거래와 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고객 유치를 위해 공격적으로 이벤트를 진행하는 데 비용을 투입했다.

    설 연휴 해외주식 퀴즈 이벤트, 해외주식 투자지원금 지급 '백불시대' 이벤트, '투자에 진심인 편, 삼성증권 ISA' 현금 리워드 이벤트, 중개형 ISA 통장 개설 축하 이벤트, 연금계좌 ETF 매매수수료 면제 이벤트, 연금계좌 가입·이전 이벤트 등 이 기간 각종 이벤트를 진행했다.

    삼성증권은 1분기 여느 증권사 중에서도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올해 1분기 순이익은 2890억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1776.3% 급증하며 순익 기준 3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브로커리지 수수료는 2408억원으로 전년 대비 101% 증가했다. 1억원 이상 개인 고객은 20만명을 돌파했고, 리테일 고객 예탁자산은 1분기에만 10조원 순유입되며 280조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중점적으로 마케팅했던 중개형 ISA의 가입 고객은 출시 일주일 만에 2만5000명을 돌파했다. 특히 가입자의 70%가 삼성증권과 거래한 적 없는 신규 고객으로 나타나 광고 효과를 톡톡히 봤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증권사들의 공격적인 광고비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에 비해 다소 주식 투자 열기가 식은 게 사실이지만 여전히 유동성은 풍부하고 증시 대기자금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개인투자자 규모 자체가 늘면서 시장이 확대돼왔지만 앞으로는 그간 유입된 개인투자자 중 타사 고객을 빼오는 파이 싸움이 될 것"이라면서 "파이를 뺏어오고 또 뺏기지 않기 위해 대중에게 어필하려는 마케팅 활동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