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씨티은행, 부분 매각 후 단계적 폐지 발표노조 "졸속 매각 반대"…행장실 항의‧투쟁 돌입노조, 실사 저지‧입찰 참가 대표에 철회 촉구
  • ▲ 한국씨티은행 노조 관계자들이 4일 부분 매각 추진에 반발하며 은행장실을 항의방문했다.ⓒ씨티은행 노조
    ▲ 한국씨티은행 노조 관계자들이 4일 부분 매각 추진에 반발하며 은행장실을 항의방문했다.ⓒ씨티은행 노조
    전체 매각에 난항을 겪고 있는 한국씨티은행이 ‘부분 매각’으로 매각 방향을 틀면서 노조 반발이 한층 거세졌다. 

    매각할 수 있는 사업은 쪼개서 팔고, 나머지는 구조조정, 자산매각, 영업점 폐쇄 등을 통해 단계적으로 폐지한다는 계획이다. 

    고용불안에 놓인 노조와 어떡해서든 팔겠다는 사측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지난 3일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출구전략 방향을 논의했다. 씨티은행 M&A팀과 씨티그룹 글로벌마켓증권은 이사회 직전까지 전체 매각을 최우선에 두고 다른 금융사로부터 인수의향서를 받았다.  

    한국씨티은행은 "복수의 금융회사가 인수의향서를 접수했는데 전체 소비자금융 직원의 고용 승계와 관련해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어 "인수의향서를 면밀히 검토해 최종입찰대상자를 선정하고 상세 실사가 진행될 예정"이라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린 자세로 논의하되 단계적 폐지를 위한 준비 절차도 함께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7월 중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예정이다.

    씨티은행은 지난 4월 본사 씨티그룹이 소비자금융 철수를 결정하면서 △전체 매각 △일부 매각 △단계적 폐지라는 출구전략 시나리오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해왔다. 이중 전체 매각을 우선순위로 뒀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자 부분 매각과 단계적 폐지로 선회했다.

    노조는 대량 실업사태를 우려하며 즉각 반발했다. 

    노조는 사측의 행보가 매각할 수 있는 사업부문은 쪼개서 매각하고, 나머지 매각이 안되는 사업부문은 구조조정, 자산매각, 영업점 폐쇄 등 단계적 폐지 절차에 착수하겠다는 것으로 풀이했다. 오는 7월중 윤곽을 제시하겠다고 표현했지만 사실상 최종 결론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진창근 씨티은행 노조위원장은 위원장은 “이번 발표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통매각을 해야 고객, 직원, 은행 모두 윈윈이다’라는 금융당국, 국회, 노동계의 공통된 요구에 대해 은행 측에서 적극적인 검토조차 없이 거부한 것”이라며 “소비자금융 관련 직원이 2500명인데 부분 매각 후 단계적 폐지가 진행되면 2000명 이상의 실업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씨티은행 노조는 이날 은행장실 항의방문을 시작으로 투쟁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2020년도 임단협에 대한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이 결렬되면 오는 8일 규탄집회를 열고, 쟁의행위 찬반투표도 예정보다 앞당겨 시행할 예정이다. 

    진창근 위원장은 “인수의향 기업들의 실사를 저지하고, 나아가 입찰에 참가한 기업 대표자를 찾아가 입찰 철회를 강력하게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