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값 이달부터 21원 올라… 2018년 이후 3년만제반비용 올라 소비자 가격 인상 요인 충분이달 내 가격 인상 시작 가능성… 연쇄 인상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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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우유 원재료인 원유 가격이 지난 1일부터 ℓ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3% 올랐다. 2018년 이후 3년만이다. 당시 인상 폭(ℓ당 4원)의 5배인 21원이 올랐다.유업체들은 우유 가격 인상 카드를 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018년 원유 가격이 인상됐을 당시 서울우유협동조합과 남양유업은 우유 제품군 가격을 3.6~4.5% 인상한 바 있다.서울우유협동조합과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백색시유 제조 대표업체들은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지만 여부나 구체적인 시기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한 업체 관계자는 "다각도로 검토 중이지만 결정된 바는 없다"며 "원유값 뿐만 아니라 다른 비용들도 다 올랐기 때문에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는 제조사 입장에서, 특히 수익성이 그렇게 좋지 않은 우유 제조사로서는 (가격 인상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특히 최근 유업계의 수익성 악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부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급식물량이 대부분 소진되지 못했고, 카페 등의 식음업장 운영에도 제동이 걸리면서 대부분 유업체는 매출 타격을 입었다. 이에 사업 다각화에 나서 매출 창구 확보에 나섰던 상황이다.이번 4차 대유행으로 2학기 전면 등교도 어려워진만큼 돌파구 마련이 절실하다.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야만 하는 상황이지만, 누가 총대를 멜 것인지를 두고 어느 때보다 치열한 눈치싸움이 시작된 것. 최근 소비자 체감 물가가 크게 오르는 요인이 겹쳐 소비 심리 위축이 우려되기 때문이다.국제 곡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라면이 그 신호탄이 됐다. 오뚜기에 이어 농심이 추가적으로 가격 인상을 진행한 것이다. 하반기 본격적인 연쇄 가격 인상 가능성이 나온 가운데 이미 가격 인상 요인이 충분한 우유 제품에 관심이 쏠리는 것이 부담이다.코로나19 4차 대유행 등으로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것도 문제다. 특히 시장 상황이 좋지 않으면 유업체에게는 분유 재고량 상승이 가장 큰 부담이다. 바로 소진해야 하는 원유 특성 탓에 유업체는 남는 원유 재고를 분유로 만들어야 한다. 단가가 크게 낮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수급 상황을 바로 조절할 수 없는 유업체들은 연쇄적인 수익성 악화를 감당해야 한다.이 때문에 시장이 좋지 않았던 지난해 유업계에는 각종 마케팅이나 할인 프로모션을 통한 판매 촉진이 활발하게 진행됐다. 하지만 반대로 가격 인상이 진행되면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판매 감소로 이어질 우려도 배제할수 없다.한 업계 관계자는 "일단 어느 곳이든 가격 인상을 해주기를 바라는 분위기가 확실히 있다"며 "일단 원유 값이 올랐고, 유통채널에 사전 고지 등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격 인상이 바로 진행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아마 8월을 넘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