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장관, LH 땅투기 의혹 사태수습 구원등판2·4대책 후속입법, 3기신도시 사전청약 등 수행 5주 연속 집값 고공행진…정책 실패 인정해야
  • ▲ 지난 5월 취임당시 노형욱 국토부 장관.ⓒ연합뉴스
    ▲ 지난 5월 취임당시 노형욱 국토부 장관.ⓒ연합뉴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오는 21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다. 변창흠 전임 장관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땅 투기 의혹 사건의 중도 퇴진함에 따라 사태를 수습짓고 조직혁신을 이끌어갈 구원투수로 급히 등판했다.

    특히 정부가 내놓은 '2·4공급대책'을 통해 집값 안정을 꾀해야 한다는 막중한 임무도 부여받았다. 하지만 전국 집값은 5주 연속 사상 최고치 갱신 행진을 이어가면서 정책 실패를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물론 취임 후 노 장관의 노력이 없지는 않았다. 2·4대책의 후속 입법과 사업 후보지 모집,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등 주택공급대책을 착실히 수행하고 있다.

    우선 법안 발의 후 심의가 지연되던 2·4대책 후속 법안을 국회 설득 작업을 통해 지난 6월 통과시키고 그 다음달 하위법령도 손질했다. 이로써 2·4 대책 주요 내용의 법적 근거가 만들어졌다.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후보지는 지금까지 56곳이 선정됐으며 이중 11곳은 지구지정 요건을 충족하는 주민 동의를 확보하는 등 사업이 속도감 있게 추진되고 있다.

    3기 신도시 등 신규택지 사전청약은 최근 1차 물량인 4333가구의 청약이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순탄하게 시작했다.

    하지만 치솟는 집값을 잡기는 역부족이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7월 한달간 전국 주택가격은 0.85% 올라 10년 내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던 지난해 12월(0.90%)이나 올해 2월(0.89%) 수준에 육박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노 장관은 시장의 신뢰를 받는 후속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잇따른 공급대책에도 시장에서 '패닉바잉'을 잠재울 수 있을 정도의 메시지를 줄 수 있느냐에 대해선 아직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노 장관은 이번달에 남은 공급대책을 여럿 발표하며 시장과의 한판 기 싸움에 나선다. 미발표된 신규택지 13만1000가구 입지 발표와 노원구 태릉골프장 등 서울 중소규모 택지 조성 방안, 사전청약 확대 방안 등 공급대책을 쏟아낼 전망이다.

    노 장관은 "집값 안정과 주거복지 확대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부동산 시장이 안정세로 돌아서지 못하고 있어 매우 안타깝고 국민께 송구스럽다"라며 "그러나 정책의 일관성을 갖고 묵묵히 역량을 다하다 보면 머지않아 부동산 시장에 대한 국민의 시름을 덜어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 장관은 "국민의 신뢰에 기반을 둔 정책 추진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우리 스스로 혁신의 주체가 돼 내부 혁신에 더욱 매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정부의 정책이 신뢰를 상실했는데 노 장관을 비롯한 현 정부의 누구도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이라도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시장 상황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취임한지 100일이 지났지만 변창흠 전 장관이 내놓은 정책들을 답습하거나 추진하는 것에 불과했다"며 "새로운 공급대책을 내놓던지 아니면 정책을 완전히 뒤집던지 해야 하는데 대선을 앞두고 국회에 끌려다니다보니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