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 명목 3000여명 구조조정SKT,LGU+ ‘탈통신’ 일환 추진IT기업 뿐만 아닌 산업 전반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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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에서 노사 간 임금·단체협상 내용으로 3000여명 직원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디지털 전환에 따른 조직 재배치가 필수적인 만큼, 업계 전반으로 파장이 예상된다.

    13일 KT에 따르면 지난 10일 노사 협상 합의안 가결에 따라 올해는 영업부문과 고객상담관리인력을 재배치한다. 내년에는 IP액세스, 지역전송, 전원 인력에 대해 필수인력만 남기고 직무 전환 교육 후 재배치할 예정이다.

    KT 일부 직원들은 임단협안이 구조조정을 위한 사전작업이라며 반감을 드러냈다. 2009년, 2014년에도 이와 비슷한 방법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사례가 있었다는 것이다. 인력 재배치에 해당하는 인원은 대부분 40-60대 시니어여서 새로운 업무를 배우기에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T는 본인이 희망하지 않으면 그룹사 전직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KT 일부 직원들은 구조조정을 디지털 전환으로 포장하기 바쁘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LG유플러스도 이런 기류와 크게 다르지 않다. 7월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취임하면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또한 2025년까지 인공지능·빅데이터·클라우드 인재 4000명을 확충한다는 계획을 내놓으며 인력 재배치를 예고했다.

    SK도 작년 12월 인공지능·빅테크 등 신사업 확장에 중점을 두고 조직개편 및 임원 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시중 5대 은행들은 디지털 전환으로 상반기 구조조정을 통해 2628명을 내보냈다.

    업계에서는 디지털 전환으로 인한 구조조정과 인력 재배치는 통신사와 같은 IT 기업만의 일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다만, 조직 개편 이전에 직원들과의 충분한 협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민주노총은 “코로나19사태, 기후위기 대응, 탄소 중립을 기회 삼아 구조조정이 ‘전환’으로 이름만 바꿔 강요되고 있다”며 “산업 환경의 불가피한 변화를 인정하지만 노동자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