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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보험주들의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코로나19 반사이익으로 실적 호조를 보인 것이 주가를 끌어올린 모멘텀으로 해석된다.
12일 한국거래소 등 업계에 따르면 올해 보험 상장사 12개 종목 중에 11개 종목이 연초 대비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동양생명과 메리츠화재가 보험주 상승의 선봉장 역할을 했다.
동양생명은 올해 1월 4일 종가기준 3495원에서 10월 8일 7740원으로 장을 마쳤다. 연초 대비 121.4% 폭등한 것이다. 같은 기간 메리츠화재도 1만4250원에서 2만9250원으로 105.2% 껑충 뛰었다.
연초 대비 30% 이상 오른 종목도 5개에 이른다.
DB손보 주가는 4만2750원에서 6만6100원으로 54.6% 상승했다. 한화생명은 2340원에서 3480원으로 48.7%, 삼성화재는 18만3000원에서 24만1000원으로 31.6%, 흥국화재는 2790원에서 3655원으로 31.0%, 한화손보도 3500원에서 4550원으로 30.0% 상승했다.
이외에도 현대해상은 연초 대비 25.2%, 코리안리는 23.9%, 미래에셋생명은 22.0%, 롯데손보는 4.8% 올랐다.
보험주들의 강세는 견조한 실적 흐름이 뒤받침된 덕분이다.
동양생명은 상반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71.1% 증가한 1461억원, 메리츠화재도 36.8% 증가한 291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DB손보는 22.0%, 한화생명은 42.7%, 삼성화재는 71.7%, 흥국화재는 104.8%, 한화손보는 46.7%, 현대해상은 35.5%, 코리안리는 1.8%, 롯데손보는 21.2% 증가했다. 삼성생명도 71.6% 늘어났다. 다만, 미래에셋생명의 상반기 순이익은 35.5%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생보사들은 주가 및 금리 상승과 사업비 감소 등으로 영업손실이 개선됐다”며 “손보사들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자동차·장기보험 손해율 하락이 실적 개선에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실적이 받쳐주니까 전체적으로 보험주들이 강세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미국 국채금리가 상승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특히, 동양생명과 메리츠화재 관련해서는 일시적 요인이 반영됐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동양생명이 올해 우리금융지주 지분 매각으로 인한 이익 실현이 배당으로 반영되면서 주가가 올랐다”고 분석했다.
동양생명은 보유 중인 우리금융지주 주식 2704만주를 지난 7월 23일 처분했으며, 지분 매각 이익 520억원(추정액)이 3분기에 반영될 전망이다. 이에 5000원대 중반을 횡보하던 주가는 9월부터 가파르게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자사주 매입 효과가 컸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6월과 8월에 각각 90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하면서 주가 부양에 힘을 보탰다. 2만5000원대를 횡보하던 주가는 9월들어 가파르게 상승하며 3만4000원까지 솟구치기도 했다.
이처럼 대부분의 보험주들이 올해 호황을 보인것과 달리 업계 맏형인 삼성생명은 나홀로 역주행을 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연초 7만8000원이던 주가가 현재 7만1500원으로 8.4% 하락했다.
이홍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생명은 시가총액이 큰 만큼 쉽게 올라가기 힘들다”며 “상대적으로 실적이 아주 좋지도 않다”고 말했다. 이어 “1분기에 삼성전자 특별배당이 컸지만, 2분기에는 즉시연금 소송 관련 충당금 적립으로 타격을 받았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