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나생명·카카오페이, 디지털 손보사 설립 계획 '빨간불'각각 '시그나 사업부 매각·당국 규제 강화' 영향캐롯, 퍼마일車보험 앞세워 '영토지키기'…그룹 지원사격 호재도하나손보, 원데이 라인업 고도화…남상우 디지털전략본부장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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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나생명과 카카오페이의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기존 인터넷 전업사인 캐롯·하나손보가 반사이익을 볼지 관심이 쏠린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미국 처브(Chubb) 그룹은 최근 시그나 그룹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보험 사업부를 약 6조9000억원에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그나 그룹의 한국 사업부인 라이나생명은 양사간 논의를 통해 디지털 손보사 설립 여부가 결정될 것이란 입장이나, 업계는 에이스손보를 이유로 해당 사업의 추진 가능성을 낮게 바라보고 있다.

    처브 그룹은 한국에서 처브라이프생명과 에이스손보를 운영 중인데, 굳이 거액을 들여 또다시 손보사를 설립할 이유가 없다는 관측이다.

    카카오페이는 금융당국의 핀테크 규제 흐름과 맞물려 디지털 손보사 설립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카카오페이는 최근 자동차보험 비교 서비스 중단에 이어 운전자 보험 등 일부 상품 판매를 추가 중단했다. 금융위원회가 핀테크 업체들의 금융상품 소개 영업 행위 대부분을 '광고'가 아닌 '중개'로 봐야한다고 유권해석을 내놨기 때문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최근 바뀐 금융당국 수장들이 동일기능·동일규제 원칙 등을 내세우고 있어, 핀테크 업체들에 대한 추가 규제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카카오페이의 상품별 라인업 개발 및 구축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보험업계는 이에 기존 디지털 손보사들의 '영토지키기'가 수월해질 것으로 보고있다.

    한화 금융 계열사인 캐롯손보는 퍼마일자동차보험을 주력삼아 시장에 연착륙하고 있다. 퍼마일자동차보험은 주행 거리만큼 보험료를 납부하는 시스템으로, 최근 가입자 30만명을 돌파했다. 또한 국내 골프 이용자 증가세에 발맞춰 '캐롯 투케더 홀인원 보험'을 출시하기도 했다.

    한화그룹 차원의 지원사격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캐롯손보는 최근 한화손보를 통한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완료했다. 여기에 정영호 캐롯손보 대표이사를 부사장으로 승진시키며 힘을 실어줬다.

    하나손보는 원데이보험 고도화를 통해 시장 활로 개척에 나서고 있다.

    원데이보험은 보험가입 및 보장 단위를 단순화해 필요한 상품과 날짜를 직접 선택하고, 저렴한 보험료로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다.

    특히 '원데이 자동차보험'은 업계 최초로 외제차·승합차·화물차(1톤이하)·장기렌터카(1년이상 대여)·법인차로 가입대상 차종을 확대한데 이어 가입연령을 만 21세 이상에서 만 20세로 완화, 가입자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하나손보 관계자는 "원데이자동차보험 가입고객이 지난달 기준 전년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며 "자동차보험 손해율 감소세와 원데이보험 가입자 증가세 영향 등으로 올 상반기 사상 첫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5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최근 디지털전략본부장으로 선임된 남상우 하나금융파인드(하나손보 GA) 대표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남 본부장은 LG인터넷 마케팅기획팀, SK커뮤니케이션즈 브랜드마케팅팀, 리치앤코 마케팅 총괄 전무 등을 거치며, 디지털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존 디지털 손보사들이 흑자로 전환되거나 가파른 가입자 증가세를 보이며 시장 영향력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며 "대형 디지털 손보사들의 설립 계획 차질로 이들의 시장 공략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