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급 대상자 하위 10% 70만명…예상 연체율 15~20% 추정일반 신용카드 연체율 1% 이내에 비해 리스크 높아 연체땐 카드 정지, 3개월후 서금원이 세금으로 카드사에 변제
  • ▲ 삼성카드의 '햇살론 카드'.ⓒ삼성카드
    ▲ 삼성카드의 '햇살론 카드'.ⓒ삼성카드

    정책서민금융 공급체계 개편방안에 따라 출시된 햇살론 카드에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대출이 막힌 최저신용자들에게 신용카드 발급을 통해 편리하게 결제 및 자금 이용을 하도록 숨통을 틔워준 반면, 연체 리스크가 높아 신용불량 늪에 다시 빠지는 악순환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업무협약을 맺은 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전업카드사가 이날부터 햇살론 카드를 출시한다. 단, 하나카드는 전산개발 준비로 11월 중순부터 선보일 예정이다.

    발급 대상은 연간 가처분소득 600만원 이상, 개인신용평점 하위 10% 이하, 신용관리 교육을 이수한 사람으로 보증신청일 기준 개인 신용카드가 없는 서민취약계층이다.

    금융당국은 해당 조건을 충족하는 대상자가 70만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이들 중에서 어느 정도가 햇살론 카드 발급을 신청할지는 미지수다.

    우선 취지에 맞게 햇살론 카드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하위 10%의 최저신용자들은 현실적으로 신용카드 발급이 어려워 일반생활하는데 여러가지 불편함이 많았다. 최근 들어 가계부채 급증으로 1금융권에 이어 2금융권에도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자금줄이 더욱 옥죄인 상황이다. 이들에게 신용카드 사용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자금 사용의 여유를 제공하는 측면에서는 고무적이다.

    하지만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햇살론 카드 대상자가 최저신용자들인 만큼 연체 리스크가 높다는 점이다. 금융당국은 연체율이 15~20%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반 신용카드 연체율이 1% 이내인 것을 감안하면 햇살론 카드의 리스크는 아주 높은 것이다.

    즉, 햇살론 카드 신청자 5명 중에 1명은 연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금융당국은 서민금융진흥원의 보증비율 100%로, 연체시 카드사에 대위변제 해주도록 했다.

    그렇다고 서금원이 무한정 떠안을 수는 없다. 금융사와 정부는 각각 연간 2000억원, 1000억원을 출연해 햇살론 카드와 햇살론 뱅크 등의 재원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기금이 바닥나면 조기에 햇살론 카드 운영이 중단될 수도 있다.

    결국 연체율이 어느 정도 나올지가 관건이다.

    햇살론 카드를 발급받은 고객이 연체를 하면 카드 사용은 정지된다. 카드사별, 금액별, 기간별로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삼성카드는 1만원 이상 연체되면 안내를 하고, 2~3일 후에 카드를 정지시킨다. KB국민카드는 5만원 이상 연체 시 하루만 지나도 바로 정지가 된다.

    연체가 3개월이 지나면 카드사는 서금원에 대위변제를 받을 수 있다. 원금(할부수수료 포함)만 변제된다. 그 이전에 갚으면 카드 사용은 재개된다. 최저신용자들이라는 점에서 한번 연체가 되면 상환이 쉽지 않아 햇살론 카드를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있다. 즉, 한번 발급받아서 쓰고, 갚지 않는 이른바 '먹튀'가 속출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금융당국은 연체가 되면 상환의무가 존재하고, 연체이력 등에 영향을 미치게 돼 카드 사용자의 도덕적 해이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출시하는 카드인만큼 연체율이 높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사실상 정부가 이들에게 재난지원금처럼 200만원씩 지원해주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신용불량자에서 갱생하는 과정의 사람들이 자칫 신용불량의 늪에 다시 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햇살론 카드 한도는 차주의 상환의지 지수와 신용도 등을 감안한 보증심사에 따라 최대 200만원이다. 장단기 카드대출(카드론, 현금서비스), 할부기간 제한(최대 6개월), 유흥·사행업종 등 일부 항목에서 이용이 제한된다. 포인트 등 신용카드 이용혜택은 누릴 수 있다. 

    신청 방법은 서민금융진흥원에 보증신청 후 심사를 거쳐 보증약정을 체결한 경우, 7개 카드사 중 한 곳을 선택해 발급을 신청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