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사상 첫 외부영입 대표… 신성장전략 모색인사 두 달 앞당긴 신세계그룹, 4조 M&A 시너지가 화두현대백화점, 안정적인 기조 속 이커머스·배송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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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월은 유통기업에게 있어 가장 바쁜 한 달이 될 전망이다. 통상 12월은 내년 사업전략을 수립하는 시기지만 올해는 더 각별하다.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졌기 때문이다. 내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에 대한 기대감이 본격화되는 시기. 내년 화두 도출하기 위한 기업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편집자 주>“연말이지만 아직까지도 한치 앞이 안보입니다.”유통업계 한 관계자의 말이다. 내년 사업전망에 대한 유통업계의 반응은 대체로 유사하다. 위드 코로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기가 무섭게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고 해외에서는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이런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유통그룹은 정기 임원인사 시기를 예년보다 앞당겨 빠르게 내년 사업전략 수립에 나서는 중이다. 이들이 내년 풀어내야 할 과제는 적지 않다.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유통그룹은 내년 사업전략 수립에 한창이다. 롯데그룹을 비롯해 신세계그룹, 현대백화점그룹 등이 정기인사를 크게는 한달 가량 앞당기면서 발 빠른 내년 준비에 나섰다.롯데그룹은 이중에서도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내는 곳으로 꼽힌다. 롯데그룹의 핵심 기업인 롯데쇼핑의 대표이사가 1년만에 교체되면서 적지 않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롯데쇼핑은 대표이사로 외부 영입 인사인 김상현 부회장을 발탁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미국 P&G 출신으로 DFI리테일그룹 동남아 유통 총괄 대표 등을 역임한 인사다. 핵심 사업부문인 백화점부문 대표도 경쟁사인 신세계 출신의 정준호 롯데GFR 대표로 교체됐다.모두 사상 첫 외부 영입 대표들이다. 롯데그룹 내년 사업전략에 큰 폭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이 일련의 변화는 최근 코로나19 사태 과정에서 겪은 위기와 무관치 않다. 롯데쇼핑은 최근 2년간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고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롯데그룹의 내년 전략 화두는 ‘신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롯데쇼핑은 백화점 명품강화, 공격적 매장 리뉴얼를 비롯해 대형마트의 투자 확대, 신 플랫폼 강화, 이커머스 분야의 계열사 융합, 그로서리 강화 등을 화두로 제시한 상황.
여기에 새로운 대표이사 등이 어떤 화두를 꺼내들지는 아직 미지수다. 롯데쇼핑의 전략수립을 위한 준비는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김상현 부회장이 발령이 내년 2월로 예정돼 있기 때문에 최종 전략이 확정되는 시기는 내년 1분기가 유력하다. -
올해 정기인사를 2개월 가량 앞당긴 신세계그룹은 유통그룹 중 가장 빨리 전략 수립에 나섰다. 신세계그룹의 내년 전략 화두는 ‘시너지’가 될 전망이다. 올해 신세계그룹은 인수합병(M&A)에만 약 4조원의 배팅을 한 상황. 이에 대한 결과물을 빚어내야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실제 신세계그룹은 올해 유통업계 최대 매물로 꼽힌 이베이코리아를 비롯해 창사이래 첫 프로야구단 인수, 스타벅스코리아 지분 인수 등 굵직한 M&A를 올해 치러냈다.
이를 위해 이마트의 성수동 사옥을 매각하는 과감한 자산매각도 본격화된 상황이다. 동시에 백화점사업을 담당하는 신세계 백화점 부문 5개 조직의 대표가 교체되면서 공격적인 M&A도 예고되고 있다.현대백화점그룹도 이달 초 올해 정기인사를 선제적으로 준비하면서 일찌감치 내년 사업 준비에 나섰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조기인사를 통해 트렌드가 급변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발빠르게 대응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박철규 전 삼성물산 패션부문장을 한섬 해외패션부문 사장으로 영입하는 등 외부 영입도 강화했다.현대백화점은 올 초 오픈한 신규점인 ‘더현대 서울’이 비교적 견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고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견고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분위기가 이어지는 중이다. 다만 업계에서 가장 이커머스 경쟁력에서 뒤져 있다는 점이나 온라인 배송서비스가 별 다른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약점 극복을 위한 고민은 지속될 전망이다.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를 맞아 소비 트렌드가 급변했던 만큼 ‘위드 코로나’ 시기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찾아 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커지는 불확실성 속에서 위기는 곧 기회라는 업계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