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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묵 삼성생명 사장은 남았고 삼성화재는 새 사령탑으로 홍원학 부사장을 대표이사로 올렸다. 각각 소송·제재 리스크, 해외 사업 매듭 여부가 내년도 풀어야할 과제로 꼽힌다.
10일 삼성화재에 따르면 이날 신임 대표이사에 홍원학 부사장을 내정했다.
홍 내정자는 1964년생으로 고려대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해 삼성생명 인사팀장, 전략영업본부장, FC영업1본부장을 역임했다.
이후 지난해말 삼성화재로 자리를 옮겨 자동차보험본부장(부사장)을 거치는 등 보험 전문성이 검증된 인물로 평가받는다.
업계는 삼성화재가 신규 수익원으로 점찍은 해외사업의 확대가 홍 내정자의 첫번째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있다.
삼성화재는 중국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와 지분 제휴를 맺고 합작법인 설립을 진행 중이며, 영국 손해보험사인 캐노피우스에도 1억 1000만달러(약 1250억원)를 투자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계획한 텐센트 합작법인 승인을 중국정부가 미루면서 지지부진한 상태이다. 캐노피우스를 통한 미국 시장 공략도 이렇다할 성과를 아직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가 현지 빅테크에 대한 규제 강도를 높이고 있어, 텐센트 합작법인 설립은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회사 측은 지난 6월 중국 당국에 합작법인 설립 승인을 요청했기 때문에 심사가 늦어지는 것은 아니란 설명이나, 일각에선 설립 시기가 기약없이 미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는 유임을 확정했다.
금일 삼성화재·삼성카드 등 삼성 금융계열사 사장단 인사가 났지만, 전 대표에 대한 인사 공지는 나지 않았다.
업계에서도 지난해초 대표에 올랐고, 실적도 양호해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3년 임기가 지켜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실제 전 대표 취임후 삼성생명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 2658억원으로 전년대비 30.3% 증가했다.올 상반기 순이익도 전년대비 71.6% 오른 1조 1646억원을 기록, 2분기 즉시연금 충당금 반영에도 높은 실적 개선세를 유지했다.
다만, 소송 및 제재 리스크 대응은 풀어야할 과제로 꼽힌다.
삼성생명은 즉시연금 고객들이 단체로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 항소심을 진행 중이다.최근 개인이 제기한 즉시연금 소송에선 승소했지만, 삼성생명의 미지급금 부담액이 4300억원으로 보험사 중 가장 많아 관련 여러 건의 소송전 패소시 충당금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삼성생명은 요양병원 암 입원보험금 미지급과 대주주 거래 제한 위반 등으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기관경고의 중징계를 받은 상태다.아직 금융위원회로부터 최종 결론이 나지 않았지만, 만약 금융위에서 기관경고를 확정하면 삼성생명은 1년 동안 당국 인가가 필요한 신사업에 진출할 수 없게 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금일 삼성 금융계열사들의 사장단 인사가 난 만큼, 다음주 중 임원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며 "어떤 임원인사로 내년도 산적한 과제들은 풀어나갈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