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타격 불가피…내수·대외 리스크 모두 겹쳐내수 위축 폭 관건, 소비 타격 폭은 줄어드는 추세
  • ▲ ⓒ강민석 기자
    ▲ ⓒ강민석 기자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 억제를 위해 방역조치 강화에 나서면서 연말 경기가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

    경기 회복세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기대했던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오히려 경기에 타격을 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지적이다.

    방역조치 강화로 소비와 고용 등 내수 타격이 불가피해졌고 연말 특수를 온전히 누리지 못하게 된 소상공인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다만 내수 타격의 폭은 과거 확산기보다는 작을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19일 정부에 따르면 방역조치 강화로 지난 18일부터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 사적모임 최대 인원이 4명으로 줄었고 식당·카페는 오후 9시까지, 영화관·PC방 등은 오후 10시까지로 운영시간이 제한됐다.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이전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시절로 돌아가게 된 것이다.

    방역조치 강화로 내수 경기는 다시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확진자 급증으로 이미 각종 연말 모임이 취소되는 등 소비심리 위축이 감지되던 상황에서 사적모임과 영업시간 제한이라는 정부의 공식 조치가 다시 취해졌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17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2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견조한 수출·고용 호조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코로나 확진자 증가 및 방역 조치 강화 등으로 대면서비스업 등 내수 영향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작된 11월 그린북에서 "방역체계 전환 등으로 대면서비스업 등 내수여건이 점차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그러나 단계적 일상회복이 부메랑이 되자 정부의 기대는 한 달 만에 우려로 바뀌었다.

    수출 호조세가 계속되고는 있지만, 경기의 대외부문 리스크도 만만찮은 상황이다.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차질 우려가 이어지고 있고 주요국 통화정책 전환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크다.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초기 때만 해도 정부는 리스크 관리의 초점이 이제는 내수 부문에서 대외 부문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판단했으나, 확진자 증가와 방역조치 강화로 인해 결국 내수 부문과 대외 부문 리스크가 모두 상당한 상태로 연말을 보내게 됐다.

    관건은 확진자 급증과 방역조치 강화에 따른 내수 타격의 정도다. 방역조치 강화 이후의 경기 상황을 가늠할 지표들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다만 확진자가 급증하기 시작한 11월 중후반부 지표와 속보지표 등으로 경기 영향을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다.

    지난달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55만3000명 늘었다. 상당한 폭의 증가지만, 내용 면에서는 확진자 증가에 따른 '위험'이 감지된다.

    증가 폭이 10월(65만2000명)보다 줄었고, 코로나19의 대표적 타격 업종인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8만6000명 줄어 석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방역수칙 완화 등으로 일별 확진자 수가 급증하면서 음식점, 주점업을 중심으로 취업자 감소 폭이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확진자가 늘자 음식점과 술집 등의 손님이 줄었고, 이에 따라 일용직 등의 고용도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12월에는 여기에 방역조치 강화 영향까지 더해져 숙박·음식점업 등 대면서비스업 취업자 감소가 눈에 띄게 나타날 수 있다.

    11월 카드 승인액은 1년 전보다 13.6% 늘어 10개월 연속 증가했다. 고용과 달리 타격이 가시화하지 않은 모습이다.

    김영훈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17일 그린북 브리핑에서 "11월 말부터 소비 관련 속보지표의 증가 추세가 멈췄고 12월 들어서는 소폭 감소로 돌아선 상황"이라고 말했다.

    방역조치 강화가 시작되기 전부터 소비 위축이 감지된 것으로, 방역조치 강화 이후에는 위축의 정도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

    다만 김 과장은 "앞선 1차·2차·3차 확산을 거쳐 네 번째 코로나 확산세가 진행 중이다. 1차 확산 이후 뒤로 갈수록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점차 줄어드는 모습"이라며 "내부적으로는 과거 확산기보다는 (영향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숙박·음식점업의 경우 1차 확산기(2020년 2월) 19.0% 감소, 2차 확산기(2020년 8월) 7.6% 감소, 3차 확산기(2020년 12월) 27.6% 감소 등을 기록했지만 4차 확산기(2021년 7월)에는 감소 폭이 5.2%로 줄었다.

    전체 소비 흐름도 학습효과 등에 따라 이번 확산 상황에서는 소비 타격이 예전보다는 적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