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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유통가 생존분수령] 물러설 곳 없는 호텔·여행가

지난해 여행사 폐업 1000곳 넘어호텔 줄매각·줄폐업 올해도 이어져올해 사실상 마지막 기회

입력 2022-01-04 10:56 | 수정 2022-01-04 13:45

▲ ⓒ연합뉴스

새해부터 유통업계의 분위기가 무겁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 3년차를 맞이하면서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트렌드는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 유통업계에는 변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 팽배하다. 올해 유통업계가 마주한 분기점을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올해는 호텔·여행가의 두번째 생존 기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산을 팔며 버티기에 들어섰지만 코로나 사태 속 많은 여행사와 호텔은 줄폐업, 줄매각을 피하지 못했다. 팬데믹 장기화는 업계의 변화를 앞당겼고, 본격적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 맞이에 나서는 호텔·여행가에게 올해는 기회이자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각 지자체에 폐업 신고를 한 여행사는 모두 1000곳을 넘겼다. 2018년 997개에서 2019년 948개로 소폭 줄었던 연 폐업 여행사 수는 2020년 991개로 다시 늘었고, 지난해 결국 1000곳을 넘겼다.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국민 해외관광객은 94만명으로 100만명이 채 안된다.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 2428만명에 비해 4% 수준에 불과하다. 해외 패키지 여행에 특화된 국내 여행기업들로서는 매출 타격이 불가피했다. 

이에 국내 여행사들은 지난해 자산을 팔아 버티는 한 해를 보냈다. 코로나19로 영업 활동이 크게 위축되며 꽉 막힌 자금 상황을 뚫기 위한 마지막 선택이었다. 올해는 이를 기반으로 매출 회복을 이뤄내야만 하는 상황이다. 소규모 여행사들은 물론이고 대형 여행사들도 이제 현금과 맞바꿀 자산도 대부분 바닥난 실정이기 때문이다.

업계 1위 하나투어는 지난해 본사 건물을 1170억원에, 티마크호텔명동은 950억원에 각각 매각했다. 에스엠면세점 영업도 종료했다. 이와 함께 계열사 및 관계회사도 정리하며 덩치를 줄이고 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3분기 기준 52개였던 하나투어의 계열사 및 관계회사는 올해 3분기 35개로 감소했다.

모두투어는 지난해 스타즈호텔 명동 1호점을 43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자회사 자유투어 지분을 처분하며 종속기업 투자주식 처분이익으로 41억 원을 책정했다. 인터파크는 투어 부문을 포함한 전자사업부문을 여행 플랫폼 야놀자에 넘긴다. 매각 대금은 2940억원이다.

▲ ⓒ연합뉴스

문화체육관광부는 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여행사들이 다시 적극적으로 여행상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재정적, 인프라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실효성은 미지수다. 규모를 차치하고라도 정부가 디지털 전환 지원에만 집중해 지원하게 되면 당장 생존 기로에 놓인 업계에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코로나19 위기 봉착에 2020년부터 가속화된 국내 호텔 매각, 폐업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말만 해도 서울 금천구에 위치한 4성급 호텔 노보텔 앰배서더 독산과,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글래드 라이브 강남 호텔이 문을 닫았다. 

올해도 폐점이 예정돼 있다. 40년의 역사를 가진 밀레니엄힐튼 호텔이 올해 영업을 종료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이지스자산운용은 1조원에 이곳을 매수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이 부지를 오피스·호텔 복합시설로 짓겠다는 구상이다.

▲ ⓒ밀레니엄힐튼 서울

서울 이태원 크라운호텔도 매각됐다. 크라운호텔을 사들인 현대호텔 컨소시엄 측은 호텔을 그대로 운영하기보다 고급 주거지를 개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돼 크라운호텔도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문제는 서울만이 아니다. 4성급 호텔 골든튤립 해운대도 오는 31일 폐업한다. 골든튤립 호텔이 해운대에 문을 연지 약 2년 반 만이다. 부산은 서울 보다 코로나19 영향이 다소 덜 했지만 정부의 호텔 투숙률 제한 조치 등으로 경영난이 불가피했다. 실제 지난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에도 50여개 3~4성급 호텔이 문을 닫았다.

호텔들에게도 올해는 분수령이다. 내수 고객의 한계를 탈피하기 위해 소규모 연회, 식음 강화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지만 외국인, 비즈니스 고객이 돌아오지 않으면 올해를 버텨내기 힘든 곳들이 많다. 상황이 비슷하다면 추가적인 폐업이 불가피하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여행사나 호텔가 모두 해외여행이 재개되지 않으면 사실상 올해를 버텨내기 어려운 곳들이 많을 것"이라며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지난해 마지막 힘을 짜냈던 곳들이 많아 올해는 반등세에 들어서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임소현 기자 shlim@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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