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 불안정한 경영 환경 지속건기식·축육·배양육 등 신성장동력 찾기 분주원재료비, 물류비 등 제반 비용↑… 가격 압박 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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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부터 유통업계의 분위기가 무겁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 3년차를 맞이하면서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트렌드는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 유통업계에는 변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절박함이 팽배하다. 올해 유통업계가 마주한 분기점을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지난해 식품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감염병 대유행) 상황에서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외식보다 내식이 보편화되면서 가정간편식(HMR), 가공 식품 판매 호조 등이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이다.

    그러나 올해는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불안정한 경영 환경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당장 원재료비, 물류비, 인건비 등 제반 비용이 치솟고 있어 가격 인상 압박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기업들은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 성장성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 "신성장동력을 찾아라"… 신사업 투자 러시

    4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건강사업부를 분할해 헬스케어 전문 기업 CJ웰케어를 설립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 11월 그룹 중기 비전을 발표하며 웰니스(Wellness·행복하고 건강한 삶)를 4대 성장동력 중 하나로 꼽은 이후 나온 후속 조치다.

    올해 1월1일 분사한 CJ웰케어는 식물성 프리미엄 유산균과 스페셜티(고부가가치),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을 집중 육성해 2025년까지 업계 선두권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농심은 신성장동력으로는 신사업과 해외시장을 꼽았다. 신동원 부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성과를 내기 시작한 건강기능식품·대체육 등 신규 사업을 세밀하게 다듬어 성장 모멘텀을 마련하겠다는 각오다. 아울러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신라면의 위상이 높아지는 만큼 관련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한다.

    동원그룹은 동원홈푸드 산하에 축육 부문을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동원홈푸드 축육 부문은 기존 동원홈푸드 금천사업부와 최근 동원그룹이 인수한 축산기업 세중을 통합해 새롭게 발족한 사업 부서다.

    동원홈푸드는 축육 부문을 통해 금천사업부가 가진 유통망과 물류시스템에 세중의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수입육에 대한 가공·유통 노하우를 접목해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대상은 배양육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를 위해 엑셀세라퓨틱스, 스페이스에프 등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배양육은 살아있는 동물 세포를 배양해 별도의 도축과정 없이 세포공학기술로 생산하는 인공고기다.

    그동안 대상이 쌓아온 글로벌 영업네트워크와 아미노산, 미세조류 등 바이오소재 사업역량을 기반으로 한다. 여기에 엑셀세라퓨틱스가 보유한 배양배지 제조기술을 더해 시장 경쟁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유업체 매일유업은 베이커리 분야에도 도전한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말 CK디저트사업부문을 분할해 엠즈베이커스를 설립했다. 그동안 내부에서 키워온 베이커리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외식업계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bhc그룹은 11월 패밀리레스토랑 아웃백 스테이크하우스의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치킨 프랜드 bhc치킨과 함께 , 창고43, 큰맘할매순대국 등과 함께 패밀리레스토랑까지 보유한 외식종합기업으로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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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벽두부터↑… 올해도 물가 상승 지속될 듯

    통계청이 지난달 31일 발표한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서 지난해 소비자물가 지수는 102.50(2020년 100 기준)으로 1년 전보다 2.5% 올라 지난 2011년 4.0% 이후 10년만에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특히 외식물가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2배에 가까운 4.8%를 기록하며 역시 지난 2011년 9월(4.8%) 이후 10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조사 대상 39개 외식물가 품목 가운데 커피를 제외하고는 모두 물가가 올랐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외식물가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현재 국제 유가 및 환율 상승 등 글로벌 공급망 불안 요인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국제 유가가 상승할 경우 국내 원유도입 단가 등의 수입 물가가 상승하고 석유류 제품의 가격을 인상시켜 생산자 물가를 끌어올려 최종적으로 소비자 물가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시각이다.

    정부 역시 "국제유가 오름세 둔화와 농산물 작황 개선 등으로 올해보다는 물가가 소폭 낮아질 것"이라면서도 "공급망 차질 장기화와 누적된 재료비 상승이 가공식품·외식물가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를 반영하듯 가공 식품 가격이 새해 벽두부터 오르고 있다. 편의점 동원 양반죽 가격이 15% 인상됐고 매일유업 컵커피 가격은 200원 올랐다. 코카콜라와 hy가 판매하는 편의점 야쿠르트도 가격을 100~200원 올렸다. 지평주조도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지평 생 쌀막걸리 2종 가격을 최대 21.1% 인상했다.

    동아오츠카도 새해 1월부터 포카리스웨트 제품 가격을 평균 4.7% 올리기로 했다. 데미소다는 평균 7.1%, 데자와는 평균 8.5% 가격을 각각 인상된다. 농심켈로그도 프링글스 가격을 평균 5.8% 인상했다. 네슬레코리아 역시 캡슐커피 가격을 약 10% 올렸다. 

    식품뿐 아니라 외식업계도 가격 인상에 합류 중이다. 샌드위치 브랜드 써브웨이는 3일부터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5.1%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원재료비, 물류비, 인건비 등 제반 비용 증가가 이어지면서 가격 압박이 높아지고 있다"라면서 "당분간 가격 인상 소식은 이어질 것"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