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파적 연준 행보·금통위 금리인상 영향 불가피4분기 실적시즌 상승동력 기대감도 크지 않아보수적 대응 필요…반도체 등 대형 경기민감주 긍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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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증시는 빨라진 금시 인상 시계로 1월 효과가 무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긴축 우려 등 대내외적으로 다양한 악재가 겹치면서 당분간 증시 상승은 제한될 전망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 주 코스피는 전주 대비 0.76% 하락한 2954.89에, 코스닥은 3.75% 하락한 995.16에 거래를 마쳤다.

    1월 효과를 기대했지만 연초부터 국내 증시는 힘없이 흘러내렸다. 통상 1월 주가 상승률은 뚜렷한 이유 없이 다른 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연말 주식을 대거 사들였던 기관 투자자들은 배당락일 이후 매도세로 돌아서며 물량을 쏟아냈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을 앞두고 대기 자금이 늘어난데다 전세계적인 코로나19 오미크론 확산세 등 부정적 재료가 적지 않았다. 

    특히 증시가 위축된 건 지난 5일(현지시각)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12월 회의록이 공개되면서다. 

    연준 위원들은 "더 이른 시점에, 혹은 더 빠른 속도로(sooner of at a faster pace)'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면서 대차대조표 축소를 언급했다.

    미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 기조는 당분간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11일, 13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 지명자의 인준 청문회가 예정됐는데, 이들은 지난달 의사록에서 나온 내용을 반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25~26일 예정된 FOMC 전까진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 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금융시장에서는 미국의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통화정책 행보에 여전히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면서 "12월 FOMC 의사록 공개 이후 연준이 보다 빠르게 통화정책을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한 만큼 인플레이션 지표와 연준위원들의 발언에 금융시장의 민감도는 보다 높게 형성될 수 있다. 1월 FOMC를 앞두고 정책 불확실성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오는 14일 금융통화정책위원회를 앞둔 만큼 매크로 영향에 따른 변동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현 1.0%에서 1.25%로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5%를 기록하며 한국은행 전망치(2.3%) 및 물가목표(2.0%) 수준을 모두 상회했다"며 "1월 금통위에서는 국내외 인플레이션 위험에 대응한 선제적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기대됐던 1월 효과에 대한 회의적인 전망이 나온다. 각종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보수적인 시각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도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이어지면 국내 주요 기업에 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면서 "이 경우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가 조정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월에는 기관 프로그램 매물이 출회되고 외국인이 공매도를 구축하고 대규모 IPO(기업공개) 등의 수급 부담 요인이 산적해 있다"며 "1월 효과 기대는 톤다운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연구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기회복 기대감이 약화됐고 병목현상이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4분기 실적시즌은 우려했던 것보다 양호할 수 있지만 상승 동력이 되기도 쉽지 않다. 기대와 현실 간의 괴리가 좁혀진 이후 코스피의 새로운 시작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약세장에서도 업종별 선별적인 대응을 통해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단 조언도 나온다. 주가가 악재에 비해 과민 반응을 보이며 과도하게 떨어졌다는 점에서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소멸할 것이란 분석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내외 악재가 연초에 집중되고 있지만 냉정하게 생각하면 코로나19 확산과 배당차익 거래 등 수급 이슈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진정될 이슈"라며 "금리 급등에 주가가 과민반등을 보인다면 이를 매수 기회로 삼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할인율 부담을 이길 수 있는 업종을 선별해 대응하라"고 조언했다.

    성장주보단 반도체 등 대형 경기민감주가 추천된다. 시장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중국 시안 봉쇄령으로 시안에 반도체 공장을 둔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의 생산이 차질을 빚을 경우 메모리 반도체 가격 협상 환경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김영환 연구원은 “금리 상승은 경기 호조가 전제돼야 지속 가능한 것이므로 금리가 급등하고 주가가 과민반응을 보인다면 이를 매수 기회로 삼는 편이 적절하다"며 "연초 주식시장은 성장주보다는 반도체와 자동차 등 대형 경기민감주에 유리한 환경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