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지원자 합격자 늘리려 여성 지원자 점수 조작하급심 법리 오해한 잘못없어
  • ▲ KB국민은행 ⓒ정상윤 기자
    ▲ KB국민은행 ⓒ정상윤 기자
    지원자 평가 점수를 조작하는 등 '국민은행 채용비리'에 관여한 전 KB국민은행 인사담당자들이 대법원에서 유죄를 확정받았다.

    14일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전 KB국민은행 오모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또 함께 기소된 전 부행장 이모씨와 당시 인력지원부장 HR총괄 상무 권모씨에게도 각각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했다. 전 HR본부장 김모씨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양벌 규정에 따라 기소된 국민은행 법인에는 벌금 500만원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업무방해죄의 성립과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죄의 차별, 고의, 공모공동정범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설명했다.

    과거 1심은 부정 채용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경제적 이득을 취했다고 볼 사정이 없고, 잘못된 관행을 답습하다 범행에 이르게 됐다"며 오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전직 임직원 3명에게는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고, 양벌규정에 따라 기소된 KB국민은행 법인에는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오 씨에 대해 "지원자들의 인적 정보를 파악한 상태에서 기준 없이 특정 지원자의 점수를 올리는 방식으로 채용에 영향을 미쳐 다른 직원들의 업무를 방해했다"며, 원심을 깨고 징역 1년을 선고하며 오 씨를 법정구속했다.

    오 전 팀장 등은 2015년 상반기 KB국민은행 신입 행원 채용 과정에서 남성 합격자 비율을 높일 목적으로 남성 지원자 113명의 서류전형 평가 점수를 높이고 여성 지원자 112명의 점수를 낮춰 조작한 혐의로 2018년 10월 재판에 념겨졌다.
    더불어 면접 전형에서 청탁 대상자 포함 총 28명의 면접 점수를 조작하고 이 중 20명을 부정 합격 시킨 혐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