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해운사 폴라리스쉬핑 지분 매매 마무리 수순한진칼 지분 인수 통해 항공업 진출 이어 해운까지안정적 유동성-건전성 바탕 적극적 M&A 지속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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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건설이 포함된 중견해운사 폴라리스쉬핑 지분 매매 거래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앞서 한진칼의 2대 주주가 되면서 항공업에 진출한데 이어 해운업까지 발을 넓히게 된 것이다.주택 사업을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현금창출력과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사업 다각화와 수익선 다변화는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21일 업계에 따르면 APC 프라이빗에쿼티(PE), STX, 호반건설은 최근 법무법인 율촌을 대리인으로 선정, 공정거래위원회에 플라리스쉬핑 기업결합 신고를 신청했다.APC PE 컨소시엄이 거래 잔금을 이미 마련한 만큼 공정위의 승인을 득하는 대로 거래종결이 예상된다.3월23일 APC PE 컨소는 폴라리스쉬핑 2대 주주 지분 매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30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인수 대상은 폴라리스쉬핑 2대 주주인 에이치PE가 보유한 주식 2077만주(지분 22.17%), 신주인수권 592만주, 폴라리스쉬핑 최대주주의 지분이 담보한 질권 등 권리 일체다. 여기에 3대 주주가 보유한 15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도 향후 거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거래가 완료되면 표면적으로는 APC PE, STX, 호반건설 컨소가 2대 주주로 올라선다. 최대주주 폴라에너지마린의 지분(58.35%)을 담보로 한 질권까지 인수하는 만큼 향후 경영권을 확보하거나 동반 매각도 가능하다.2004년 설립된 폴라리스쉬핑은 초대형 유조선(VLCC)을 초대형 광탄석운반선(VLOC)으로 개조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출발해 수익성이 높은 벌크선 부문을 주력으로 하는 중견 선사다.2012년부터 세계 최대 철광석 수출업체인 브라질 발레(VALE)와 포스코, 한국전력공사, 현대글로비스 등과 장기운송 계약을 체결하고 철광석과 석탄, 곡물 등의 화물을 운송하고 있다. 25년 장기운항 계약에 힘입어 해운업 경기에 영향을 받지 않고 설립 후 꾸준히 이익을 창출해 왔다는 평이다.호반건설은 앞서 사모펀드 KCGI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 전량을 인수하며 항공업으로 손을 뻗은 데 이어 이번 거래로 해운업까지 발을 넓히게 됐다.이달 초 호반건설은 KCGI가 보유한 한진칼 주식 940만주(지분 13.97%) 전량을 5640억원에 취득했다. 향후 콜옵션을 포함해 총 지분율을 17.43%까지 늘릴 수 있다.이에 따라 호반건설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및 특수관계인(20.93%)에 이은 한진칼의 2대 주주에 오르게 됐다. 한진칼의 주요 주주는 반도건설(17.02%)과 델타항공(13.21%), KDB산업은행(10.58%) 등이다.호반건설은 건설업에 해운업과 항공업 등 이종업종으로 영역을 확대하면서 본업인 건설업과의 시너지는 물론, 포트폴리오 확대에 따른 수익 다변화가 예상된다.호반건설의 과감한 행보는 수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예단하기 어려운 모습이었다. 대어급 매물에 손을 댄 적은 많았지만, 성사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옛 금호산업을 비롯해 대우건설 인수전이 대표적이다. SK증권, 동부건설, 한국종합기술 등에도 입질은 했지만, 막상 인수를 마무리한 것은 울트라건설, 퍼시픽랜드 정도였다.초기 M&A 타깃도 동종업종이나 골프·레저 분야에 국한돼 있었다. 수익성 높은 주택 사업으로 거둔 현금을 활용해 △리솜리조트(현 호반호텔앤리조트) △서서울CC(호반서서울) △SG덕평CC(에이치원클럽) 등 호텔·리조트와 골프장 위주의 딜을 성사시켰다.M&A 전략에 변화가 생긴 것은 2019년 전후다. 호반건설 계열사인 호반프라퍼티는 각각 564억원, 223억원을 들여 대아청과와 삼성금거래소를 사들였다. 중견건설사가 채소류 유통 1위 업체와 귀금속류 제조납품업체를 인수하면서 당시로써는 의아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이후 서울신문과 전자신문, EBN을 인수해 서울미디어홀딩스에 배속시켰다. 서울미디어홀딩스는 호반건설의 100% 자회사인 호반주택이 상호를 바꾼 기업이다. 호반건설의 창립자인 김상열 호반장학재단 이사장은 스스로 서울미디어홀딩스 회장에 올라 관리하고 있다.호반건설은 우리금융지주 잔여지분 인수전에도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했다. 최종 선택을 받지는 못했지만, 딜을 끝까지 완수한 케이스로 꼽힌다. 2조3000억원에 달하는 두산공작기계 인수전에도 매각 측인 MBK파트너스에 독자적 제안을 넣은 것으로 전해졌다.국내 2위 전선업체인 대한전선을 시작으로 KCGI의 한진칼 지분, 폴라리스쉬핑 지분 인수를 통해 호반건설은 이전과는 다른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종업종 분야에서 선두업체를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인수하면서 그룹 체력도 변모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된 것이다.단기간 내 환금할 수 있는 유동자산 규모가 4조원에 육박한다는 점에서 호반건설의 M&A 행보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호반건설은 점진적인 사업 규모 확대, 용지 확보 등으로 인한 자금 소요에도 자체 분양사업의 우수한 수익성과 원활한 분양대금 회수에 힘입어 우수한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감사보고서 분석 결과 연결 기준 호반건설의 유동자산은 3조9322억원에 달한다. 또 차입금의존도 10.3%, 부채비율 59.1% 등으로 채무 부담 역시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게다가 대아청과나 삼성금거래소를 인수할 당시 호반프라퍼티를 동원한 점을 미뤄보면 동원 가능한 유동성은 더욱 늘어난다. 호반그룹의 또 다른 축인 호반프라퍼티와 호반산업의 유동자산은 각각 910억원, 9529억원으로 세 기업의 단순 합산 유동자산 규모는 4조9762억원에 달한다.호반건설은 최근 5년간 평균 75.4%의 원가율로 영업이익률이 14.8%에 이르는 수익성 높은 기업이다. 우수한 현금창출력과 유동성으로 폴라리스쉬핑 M&A 마무리 이후에도 양호한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