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 5%대 턱밑… 상승세 끝 안보여미 연준 금리인상 몰아치기, 빅스텝 가능성 97.1%한은 5월 인상 유력, 7월까지 3차례 연속 인상 가능성
  • ▲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모습. ⓒ정상윤 기자
    ▲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모습. ⓒ정상윤 기자
    시장 전망을 뛰어넘는 물가 상승률에 5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굳어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을 주도하는 미 연방준비위원회의 긴축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어서 통화당국을 긴장케 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3일 이환석 부총재보 주재로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당분간 소비자물가 4%대 오름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부총재보는 "휘발유, 식료품, 외식 등 구입빈도와 지출비중이 커 체감도가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물가 오름세가 확대되는 만큼 경제주체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지수는 106.85로 전년동월 대비 4.8% 상승했다. 서브 프라임 사태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10월 이후 1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특히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5.7% 올랐다.

    문제는 물가 고공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짐작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정부와 통화당국은 상반기 물가상승세가 하반기 공급망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면서 안정될 것으로 낙관했지만, 기대인플레이션은 걷잡을 수 없이 높아지고 있다.

    어윤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기상여건 악화에 따른 공급 부족으로 곡물 가격이 상승했고 공급망 차질,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적 불안 요인이 촉발됐다"며 개인서비스도 가격 둔화 요인이 보이지 않아 오름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도 심상치 않다. 5일 새벽(한국시간)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0.5%p를 한번에 올리는 빅스텝 가능성은 97.1%에 달한다. 시카고 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의 향후 행보는 5월 50bp(1bp=0.01%), 6월 75bp, 7월 50bp, 9월 25bp 각각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4분기 진입 전 기준금리 2.0%에 도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오는 26일 금융통화위원회는 어느때보다 강한 금리인상 압박을 받을 전망이다. 이번 금통위 통화정책 방향 결정 회의는 신임 이창용 한은 총쟁가 처음 주재하는 자리다. 이 총재는 "물가 상승, 성장 둔화 모두 우려되지만 지금까지는 물가가 더 걱정스럽다"며 "어떤 속도로 기준금리를 올릴지 데이터를 놓고 금통위원들과 논의하겠다"고 했다.

    다만 금통위 회의 직후 한국은행이 내놓는 수정 경제전망이 하향 조정될 수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경제성장률을 낮춰 잡으면서 기준금리를 올리는 모순적 결정이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한은은 지난 2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내다봤는데, 2%대로 낮출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5월 인상은 사실상 유력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7월 인상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면서도 "강한 긴축은 필연적으로 경기 침체를 초래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연말연초 3.0% 기준금리 진입 등 빠른 긴축이 이어지면 경기 침체는 현실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