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3000억 투자, 미국에 전기차 거점 확보"국내 연관 산업 성장, 부가가치 창출 기대"
  • ▲ 기아의 미국 조지아 공장 모습. ⓒ현대차그룹
    ▲ 기아의 미국 조지아 공장 모습. ⓒ현대차그룹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 바이든 대통령 방한에 맞춰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투자가 국내 전기차 생산과 수출 증가, 부품산업 활성화 등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1일 전기차 전용 공장 건설 등을 포함한 미국 내 전기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총 6조3000억원을 투자해 미국에 전기차 생산거점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전기차 선도 업체로의 도약한다는 목표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투자는 미국 정부의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정책에 대응하고 글로벌 전기차 주요 시장인 미국에서 톱티어 전기차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국내 광범위한 연관 산업의 성장과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전기차 생산은 현지의 긍정 여론을 형성하고 고객 니즈를 신속하게 반영해 브랜드 신뢰도 향상은 물론 판매 증가를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궁극적으로 현지 공장과 함께 미국 제품 공급을 담당하는 국내 공장의 대미 전기차 수출을 증대시킬 것으로 예측된다.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과 조지아 공장 건설 이후 글로벌 메이커로 도약했다. 공장 가동 이전인 2004년 연간 70만대에도 미치지 못했던 양사의 미국 내 판매량은 2021년 149만대로 2배 이상 증가했다. 2021년 국내 판매량(126만대)보다도 월등한 수치다.   

    미국 전기차 전용 생산거점은 글로벌 자동차산업의 전동화 전환 대응에 부심하고 있는 국내 부품업체들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거대한 미국 전기차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출하는 한편, 전기차 부품의 국내 생산과 대미 수출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앨라배마 공장 건설을 기점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으며 국내에 머물던 중소 부품업체들에게 미국 진출의 길이 열렸다. 현재 40개사가 미국에서 공장을 운영 중이며, 현대차·기아는 물론 현지 글로벌 메이커에도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도어트림을 공급하는 한일이화는 지난해 현지 공장을 통해 2812억원, 헤드라이너와 인슐레이터를 생산하는 대한솔루션은 4699억원의 매출을 각각 기록했다. 대한무역협회에 따르면 국내 부품사들의 대미 전체 수출액도 2004년 11억7500만 달러(약 1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69억1200만 달러(약 8조8000억원)로 6배 이상 높아졌다.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 건설은 국내 설비업체들의 매출 증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현대차그룹은 공장의 뼈대인 생산설비의 상당 부분을 국내에서 공급받는다. 구체적으로 차체 프레스부터 컨베이어, 용접 로봇, 차체 조립 및 운반 관련 주요 설비들뿐만 아니라 프레스에 장착되는 차체 금형도 국내에서 조달된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의 해외 생산거점 구축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고용도 탄력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현대차와 기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같은 기간 양사 직원수는 2만2000명 늘었다. 2004년 8만5470명에서 지난해 10만7483명으로 26% 높아졌다. 국내의 연구개발 기능 강화로 2007년 5931명이었던 국내 현대차 연구직 인원은 2020년 1만1739명으로 97.9% 증가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미국 전기차 생산공장 설립을 통해 국내 자동차 산업의 전동화 전환은 물론 국내 부품사들의 미국 진출 등 신성장 기회가 제공될 것”이라며 “현재 전기차 전용 공장의 주요 설비는 국내에서 조달하며, 설비 투자비의 상당 부분은 국내에서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