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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하이트진로 이천공장에 무슨 일이… 욕설·고성에 '귀마개' 필수

공장 진입로 차선 점거 입출입 방해화물연대 하루종일 마이크 들고 욕설운송료 올리기 위해 동료 화물차주 괴롭히기도

입력 2022-06-23 11:12 | 수정 2022-06-23 11:20

▲ 화물연대가 공장 입구에 친 천막.

 “지금까지 생산라인 내부에만 지급하던 귀마개를 실외근무자에게도 모두 지급하고 있습니다.”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관계자의 말이다. 실제 하이트진로 이천공장은 화물연대 대전지역 하이트진로지부(이하 화물연대)의 집회가 시작된 이후 욕설과 고성이 하루종일 오가는 아수라장이 되고 있다. 공장 근무자 일부는 이명까지 호소할 정도다. 

이런 화물연대의 집회는 정상적으로 제품을 운송하는 화물차주들에게도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다. 

하이트진로 이천공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 23일 하이트진로 이천 공장을 찾아봤다.

이천공장 인근에 접어들면 분위기는 단번에 험악해진다. 2차선 도로의 한편을 점거하고 주차된 하이트진로 화물차량으로 인해 중앙선을 침범하지 않고는 아예 진입이 불가능한 구간도 있다. 마주 오는 차량과 눈치를 보면서 중앙선을 넘어 주행하는 차량들의 아슬아슬한 풍경도 펼쳐졌다.

▲ 화물연대 소속 차주들이 공장을 오가는 화물차의 번호판을 촬영하고 적재량을 살피고 있다.

공장 입구는 더 가관이다. 각종 현수막에 피켓은 물론이고 불법으로 주차된 화물차량 사이에 자리한 천막에 자리한 스피커에서는 끊임없이 욕설이 이어졌다.
 
“너는 개, 돼지냐. 여기 오지마. 이 XX야.”, “대가리 쳐박고 내말 똑똑히 들어라. 작작 들어와라 XX.”, “생각좀 하고 살자. 쪽팔리잖아. XX놈아” 등 이들의 발언은 대부분 입에 담기도 조심스러운 비속어가 상당부분 포함돼 있었다.

욕설의 대상은 모두 하이트진로 이천공장에 진입하거나 나서는 화물차량을 향하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해 기존 수양물류 대신 신규 운송업체 계약을 맺자 어깃장을 놓기 시작한 것이다.  

문제는 마이크를 동원한 이런 고성이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직원들에게 상당한 고충으로 남겨지고 있다는 점이다. 하이트진로 이천공장 부지에서는 어디에 있어도 이들의 욕설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하이트진로가 공장 근무자 전원에게 귀마개를 지급한 이유이기도 하다. 

화물차의 출입 과정의 훼방도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 화물연대 인사들은 공장 입구에서 과적여부, 운전자까지 체크하고 번호판을 촬영하고 있다. 과적이 의심되면 바로 신고한다고 한다고 한다. 

이날 공장에서 소주제품을 싣는 한 화물차주는 “며칠 전에는 도로위에 드러눕거나 공장 입구에 화물차를 주차해 출입이 힘든 사례도 있었다”며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하소연했다.

특히 이들 화물연대가 행진을 시작하면 공장 진입로의 서울 방향 도로는 아예 통제된다. 서울방향으로 주행하기 위해서는 도로를 우회해야만 한다.

▲ 공장 인근 차도에서 행진을 진행하는 화물연대.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행진을 시작하면 차량 진입을 막고 화물차량을 다른 도로로 우회시키고 있다”며 “집회 신고가 들어와서 물리적으로 도로점거 행진을 막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현재 이천공장에는 경찰 집회 경찰 기동대가 50여명 상주해 있다. 

이 때문에 화물연대는 경찰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직접적인 위력행사 대신 소음으로 다른 화물차주 ‘고통주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공장 진입을 막던 화물연대 15명이 체포되는가 하면 지부장이 구속된 것도 주효했다. 이 외에도 하이트진로는 앞선 17일 화물연대 적극가담자에 대한 손해배상을 제기한 바 있다. 

화물연대 입장에서는 자신들 운송료 인상을 위해 동료 화물차주들에게 욕을 하고 괴롭히는 아이러니가 생긴 셈이다. 공교롭게도 이 과정에서 하이트진로가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이들 집회는 어디까지나 하이트진로 계약사인 수양물류와 화물차주의 계약 문제로 하이트진로는 화물차주와 직접 계약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향후 경찰이 철수한 이후에 화물연대가 또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는 불안감이 높다”며 “간신히 파업 이후 누적출고량 80% 수준으로 올려놨지만 공장 내부적으로는 피로감과 스트레스가 상당하다”고 괴로움을 토로했다.

강필성 기자 feel@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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