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력 빈약' 지적에도 무리한 인수합병 시도이스타·쌍용차 인수 소식에 주가 등락 거듭먹튀 논란 이어져… 업계 "고금리에 무리한 M&A 의아"
  • 쌍방울그룹의 무리한 인수합병 시도가 연이어 실패하며 시장에서 진정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쌍방울은 지난해 이스타항공에 이어 올해 쌍용차 인수합병에 나섰으나 실패했다. 

    쌍방울그룹이 구성한 광림컨소시엄은 쌍용차 인수 후 운영자금으로 7500억원을 제시했다. 쌍방울은 KG보다 더 높은 인수 금액을 제시했지만 자금력을 입증하는 과정에서 불활실성이 드러나면서 KG의 승리로 돌아갔다.

    서울 회생법원은 "사전 허가를 받은 최고 득점자 및 최종 인수 예정자 선정 기준에 따라 쌍방울이 제안한 인수 조건을 평가한 결과, 공고 전 인수예정자 선정 당시 KG컨소시엄이 획득한 점수보다 낮은 점수를 획득, 최고득점자가 되지 못했다"며 "우선매수권 행사 없이 KG컨소시엄을 최종 인수예정자로 선정하게 되었으며, 조건부 투자계약도 변경 없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쌍방울이 운영자금으로 7500억원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자금조달 증빙으로 제시된 1500억원을 제외하면 계열사의 공모 방식의 유상증자 및 해외 투자자 유치를 통한 CB 발행 등 단순 계획에 불과했으며, 재무적 투자자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장에서도 자금력 빈약이라는 지적에도 계속되는 쌍방울의 인수합병 시도에 대해 진정성을 의심하고 있다.

    실제로 나노스, 비비안, 미래산업, 아이오케이 등 쌍방울 그룹주는 지난해 이스타항공, 올해 쌍용차 인수 가능성 언급될 때마다 주가 폭등했고, 인수 실패마다 주가가 폭락하는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광림은 지난 4월1일 쌍용차 인수 보도가 나온 직후 4월 5일 52주 최고가 5430원을 기록했다. 이후 쌍용차 인수 결과가 난 28일에는 1590원 기록해 인수 추진 첫 보도 대비 주가가 70.7% 하락했다.

    쌍방울 역시 쌍용차 관련 보도 직후 1565원(4월5일)으로 52주최고가를 기록했다. 이후 28일에는 종가를 590원으로 마쳐, 고점 대비 62.3% 하락했다.

    업계 관계자는 "M&A 이슈로 인해 주가가 급등락은 할 수 있다"며 "다만 자금력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의 인수회사가 본인의 덩치보다 몇 배가 큰 피인수회사를 계속 인수하겠다고 밝히는 건 시장을 교란시키고, 시세를 조종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쌍방울 계열사 미래산업은 4월 초 아이오케이의 지분(647만6842주)을 모두 처분해 상당한 시세차익 얻은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당시 미래산업 측은 "이번 주식 매각은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진행한 것으로 부도덕한 행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저금리에, 유동성이 풍부했던 시장에선 작은 규모의 기업이 큰 규모의 기업을 인수할 수 있었지만 최근엔 다르다"며 "금리가 올라 대출도 어렵고, 재무적 투자자도 선별적으로 투자를 집행하게 돼, 현금성자산이 탄탄하지 않을 경우에 M&A에 나선다는 것은 시장의 의문을 살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검찰 역시 이런 이상 기류를 포착해 지난 23일 쌍방울그룹 본사 등 압수수색 벌였다. 검찰은 최근 5년간 쌍방울그룹 계열사 간에 자금 교환이 지나치게 잦고 일부 액수가 불투명하게 빠져나간 정황을 포착해 수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이스타 인수전에 참여한 소식 등으로 주가가 급등한 시기에 주식을 매도해 상당한 차익을 본 정황을 포착하고 쌍방울그룹 차원의 시세 조종이 있었는지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