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공급망 차질 여파매일유업·롯데제과 등 수입처 교체 잇달아곡물 지수·환율 상승… 하반기 가격 인상 이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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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일유업 홈페이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글로벌 공급망 자칠로 비상이 걸린 식품업계가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원료 수입처를 바꾸거나 대체원료를 사용하는 등이 대표적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최근 후레쉬쉐프크림에 투입 중인 원료크림(벨기에)을 변경한다고 공지했다. 회사 측은 "하반기 유럽 기상 이변에 따른 홍수 피해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따른 물류 수송 차질 탓"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매일유업은 뉴질랜드에서 수입하던 체다치즈의 가격 인상 여파로 수입처를 최근 미국으로 교체하기도 했다.

    롯데제과는 파스퇴르 이지프로틴 3종에 사용되는 원료 미셀라카제인을 원산지를 리투아니아에서 덴마크로 바꿨다. 미셀라카제인은 우유 단백질의 일종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원재료 입고가 지연된 탓이다.

    대체원료 사용도 이어지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정제수, 기타과당, 설탕, 이산화탄소 등을 원료로 만들어지는 칠성사이다의 원재료 중 기타과당을 제외한 제품을 생산 공급한다고 공지했다. 오뚜기도 식당용 케찹 9종에 들어가는 과당을 줄이고 설탕 비율을 높였다.

    업계 관계자 "추가적인 가격 인상을 자제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상승세를 감당하기 쉽지 않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문제는 하반기 상황도 불투명 하다는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는 국제곡물 7월호를 통해 올 3분기 곡물 수입단가 지수가 식용 184.8(2015년=100), 사료용 178.4로 각각 전년 동기 보다 48.79%, 39.26% 급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마저 1300원대로 폭등하면서 수입 가격 상승으로 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미 식품 업계는 원가 부담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가격 인상을 하고 있다.

    KGC인삼공사는 주요 백화점, 가맹점 등에 오는 8월1일부터 정관장 홍삼제품 가격을 평균 6.6% 인상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2011년 이후 첫 가격 인상이다.

    CJ푸드빌의 빕스는 지난 21일부터 샐러드바 이용 금액을 성인 기준 평균 6% 인상했다. KFC는 올해 1월 일부 제품 가격을 올린 데 이어 지난 12일에도 200∼400원을 추가로 인상했다. 같은날 써브웨이도 대표 제품군인 15㎝ 샌드위치 가격을 평균 5.8% 올렸다. 뚜레쥬르는 지난 4일부터 80여종 제품 가격을 평균 9.5% 신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원료 수급이 정상화되기는 쉽지 않을 상황이라서 원가 부담을 감안하고 수익성을 높일 방안을 여러 방향으로 고심하고 있다"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