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보, 보험연구원 초빙 연구위원으로자문역할이라지만 적절성 논란고승범도 자본시장연구원 컨택중금융연구원 재취업 실패 최종구 전례 주목
  • ▲ 고승범 전 금융위원장(왼쪽)과 정은보 전 금감원장ⓒ뉴데일리DB
    ▲ 고승범 전 금융위원장(왼쪽)과 정은보 전 금감원장ⓒ뉴데일리DB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이 퇴임 두달 만에 보험연구원 연구자문위원으로 위촉됐다. 퇴임한 금융기관장이 산하 연구기관으로 재취업하는 행태로 모피아 비판론이 거센 상황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 전 원장은 최근 보험연구원 연구자문위원으로 근무를 시작했다. 계약기간은 1년이다. 연구자문위원은 보험연구원과는 별도로 구성된 자문기구다. 연구원들이 출간하는 보고서 등을 검토하고 자문하는 역할이다.

    지난해 8월 금감원장에 임명된 정 전 원장은 대선 직후 사임했다. 이후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퇴직공직자 취업심사를 신청했고 보험연구원 자문위원으로 재취업을 승인 받았다. 정 전 원장은 2017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퇴임 후 자본시장연구원에 머물기도 했다.

    보험연구원은 금융위원회를 주무관청으로 하는 사단법인이다. 금융위 출신 인사들이 퇴직 후 다음 자리를 찾기까지 머무는 여러 기관 중 하나다. 보험사들이 매년 납입하는 분담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에서 퇴직 금융관료가 고문료를 받는 셈이다.

    앞서 지난 정부 경제팀의 마지막을 이끈 이억원 전 기재부 1차관은 한국자본시장연구원 초빙연구위원으로 위촉됐다. 이 전 차관도 취업심사를 받았지만 별탈 없이 승인이 났다.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도 지난해 퇴임 후 금융연구원 초빙연구위원으로 근무 중이다.
  • ▲ 왼쪽부터 추경호 경제부총리, 한덕수 국무총리,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 모두 기재부 출신이다ⓒ뉴데일리DB
    ▲ 왼쪽부터 추경호 경제부총리, 한덕수 국무총리,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 모두 기재부 출신이다ⓒ뉴데일리DB
    공직자윤리위가 지난달 취업승인을 내준 신청은 73건 중 23건에 달한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재산등록의무자에서 퇴직한 공무원과 유관단체 임직원은 퇴직 후 3년 동안 취업 예정 업체 간 업무 관련성 심사를 받아야 한다.

    고승범 전 금융위원장도 한국자본시장연구원 재취업 심사 요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규상 전 금융위 부위원장도 금융연구원 재취업을 저울질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권을 가리지 않고 언제 어느때 재발탁될 지 알 수 없으니 관계를 유지할 수 밖에 없는 처지"라고 했다.

    실제로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김용범 전 기재부 1차관 등 역대 경제금융부처 장차관급 인사들은 별다른 제약 없이 연구자문위원을 지내왔다.

    이에 반해 문재인 정부 당시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은 금융연구원 재취업 심사에서 탈락됐다. 당시 심사에 참여했던 박시환 정부공직자윤리위원장은 "관행적으로 이어져 오던 공직자 재취업을 개선해야 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투자은행 출신 전문가를 금감원장 격인 증권거래위원장에 임명했고, 30대 법대 교수를 공정거래위원장에 앉혔다"며 "금융환경이 크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여전히 모피아 세력에 장악당한다면 경쟁에 뒤처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