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일 임시 이사회 열어 사외이사 2인 신규 선임등기이사 오르기 전 회장 취임 유력… 이사회 공백 채우기11월 1일 창립기념일 맞춰 회장 취임 및 신경영 선언 유력… 등기이사 촉각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이후 현장 경영 행보에 힘을 싣는 가운데 삼성 내부에서는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과 이후 그룹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준비하느라 분주하다.

    우선 불가피하게 공석이 된 사외이사 자리를 메꿔 이사회를 안정화하는 계획을 가장 먼저 드러냈고 삼성전자 창립 기념일인 오는 11월 1일 이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하고 본격적인 '뉴삼성' 추진에도 속도가 날 전망이다. 회장에 오른 이 부회장이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 이후 등기이사에까지 오를지는 지켜봐야할 부분이다.

    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이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승진 이후 본격적인 뉴삼성 구축을 위해 이사회 및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예상 밖에도 이사회를 완성하는데 가장 먼저 움직임을 나타냈다. 삼성전자는 전날 공시를 통해 오는 11월 3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새로운 사외이사 2인을 선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삼성이 예고한 주총은 지난 2016년 10월 27일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에 오르기 위해 개최한 것 이후 6년 만에 처음 열리는 임시 주총이라 이목이 더 쏠렸다. 주총 안건이 공석인 사외이사 2인을 신규로 선임하는 건 외에는 없기 때문이기도 했다. 삼성은 현행 상법에 따라 올해 부득이하게 공석이 된 사외이사를 내년 3월 정기 주총까지만 채우면 되는 상황인데 4개월 여나 앞서 임시 주총을 따로 열게 됐다.

    이에 대해 재계에서는 삼성이 이재용의 뉴삼성 출발을 앞두고 '이사회 독립성'에 무게를 두기 위해 단행한 선제적 조치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지난 3월 정기 주총으로 사외이사 6인 체제를 갖추며 사내이사 5인과 함께 6대 5 비율을 맞췄다. 현행 상법에서 정한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상장사의 이사 선임 규정에 따르면 이사 총 수의 과반수(최소 3명 이상)를 사외이사로 두게 돼있어 이 규정에도 적합한 구조였다.

    하지만 기존 한화진 사외이사와 박병국 사외이사가 이사회를 떠나면서 사외이사와 사내이사 비율이 4대 5로 역전된 상황이다. 이 부회장의 복권으로 그룹 재건이 시급한 사안으로 떠올랐고 처리해야 할 현안이 가득한 상황에서 이사회가 맡게 될 역할 또한 큰데 불균형한 이사회 구조가 자칫 발목을 잡을 우려가 있다.

    그런 까닭에 삼성은 서둘러 새로운 사외이사를 물색하고 후보로 추천하는 과정을 진행해온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사회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아야 앞으로 닥칠 그룹의 큰 변화를 무난하게 추진할 수 있다는 점에 중점을 둔 것이다. 예정보다 이사 선임 일정을 앞당긴 것도 독립성을 우선시 한 삼성 이사회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에 무엇보다 시급한 일이었던 걸로 풀이된다.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송파구 신천동에 위치한 삼성SDS 잠실캠퍼스를 방문한 모습.ⓒ삼성전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0일 송파구 신천동에 위치한 삼성SDS 잠실캠퍼스를 방문한 모습.ⓒ삼성전자
    이사회 재정비에 먼저 힘을 실으면서 이 부회장의 회장 취임이 임박했다는 전망에도 힘이 실린다. 재계에서는 오는 11월 1일 삼성전자의 창립기념일에 이 부회장이 회장에 오르는 안이 유력하다고 입을 모은다. 일각에서는 이보다도 2달 앞선 이달 중에 이 부회장의 회장 취임을 점치기도 하는데 이달에는 이 부회장이 대통령 특사로 유럽 지역을 방문하고 본격적인 해외 현장 경영 행보에 나설 것으로 예정돼 무리해서 회장 취임까진 나서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있다.

    사실상 이 부회장의 회장 취임이 시간 문제라는 예측이 설득력을 얻으며 이 부회장이 회장에 오른 이후 등기이사에도 오를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6년 10월 27일 임시 주총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됐지만 이후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재판을 받으며 등기이사 만기인 지난 2019년 10월 재선임 과정을 진행하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등기이사 자리에선 물러났다.

    이번 공시에 따라 오는 11월 3일 사외이사 2인 신규 선임안 외엔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에 다시 오르는 안건은 없었기 때문에 이 부회장이 회장에 오른 이후인 내년 3월 정기 주총 이후 등기이사에 오르는 절차를 밟거나 아예 등기이사에 오르지 않는 방향도 거론된다. 실제로 재계 다수의 오너들이 비등기 회장직을 맡으며 경영에 참여하고 있어 등기이사 전환은 시급한 사안이 아니라는 이유다.

    다만 이 부회장이 회장에 오르고 뉴삼성을 추진해나가는데 등기이사에 오르는 것 자체가 책임 경영을 상징하는 일로 의미가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등기이사에 오르지 않고 회장직을 행사하며 그룹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에 대해 권한은 누리고 책임은 회피한다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