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연체율 0.24%… 0.02%p 상승가계·기업대출 연체 일제 상승개인회생 접수 5만7296건… 3292건 증가2030 개인회생비율 47.9%… 4분기 더 암울
  • ▲ 청년 주거시설이 밀집한 서울 노량진의 고시촌에 사금융 광고 전단이 뿌려져 있다.ⓒ연합뉴스
    ▲ 청년 주거시설이 밀집한 서울 노량진의 고시촌에 사금융 광고 전단이 뿌려져 있다.ⓒ연합뉴스
    고금리를 버티지 못한 대출연체와 파산신청이 줄잇고 있다. 한국은행에 현행 3.0%인 기준금리를 내년 1분기 최대 3.75%까지 올릴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부실대출 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9월말 원화대출 연체율 0.24%로 전월말 대비 0.02%p 상승했다. 신규연체가 1조1000억원 발생했지만, 연체채권 정리실적이 6000억원에 그치면서 연체잔액은 5000억원 늘었다.

    경제주체별로 보면 기업대출 연체율이 0.27%로 한달새 0.02%p 상승했다. 대기업 연체는 0.01%p 줄었지만, 중소기업 대출연체가 0.03%p 상승한 영향이다. 중소법인 연체율은 0.04%p 올랐고, 개인사업자대출은 0.02%p 상승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21%로 전월대비 0.02%p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12%로 전월대비 0.01%p 상승에 그쳤지만,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한 기타대출 연체율은 0.42%로 0.05%p 급등했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 연체가 먼저 시작되는 것으로 보인다.

    연체율과 함께 개인회생 신청건수도 늘어나고 있다. 법원통계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개인회생 접수건수는 5만7296건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5만4004건보다 3292건 늘었다. 법원의 인용률도 82.7%에 달해 실제 회생절차에 돌입한 사례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30 세대 개인회생 신청 비율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전체 개인회생 신청 사례 중 40대 이하 접수는 2020년 42.5%, 2021년 45.1%로 늘어나다가 올해 상반기에는 47.9%로 올라섰다. 고금리 시대를 처음 경험한 2030세대가 급격히 늘어난 대출부담에 채무조정을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4분기 들어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기준이 되는 코픽스 상승세가 가팔라 경매로 넘어가는 부동산도 늘고 있다. 법원의 부동산 임의 경매 접수건수는 지난 2월 2857건에서 9월 3754건으로 31.4% 증가했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올해 2월 1.64%에서 이달 3.40%로 2배 이상 급등했다.

    정부가 배드뱅크 성격을 지닌 새출발기금을 가동하고 코로나 방역에 따른 금융지원 종료를 준비하면서 대출연체와 도산은 당분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도 만기가 도래한 대출을 대상으로 연장심사를 강화하는 추세다. 신용대출의 경우 한도를 줄이거나 담보물건을 추가 제시하도록 하는 조건을 걸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갚을 수 있는 만큼 빌리고 나눠 갚는 관행 안착을 통해 가계부채 증가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한편, 서민·실요자의 금융부담 경감을 위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