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대국민 사과에 재발방지대책 발표SPL 영업이익 절반 수준 100억 투자 약속"존중과 배려의 문화 정착시켜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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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회장은 21일 서울 서초구 SPC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국민 여러분의 엄중한 질책과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특히 고인 주변에서 함께 일했던 직원들의 충격과 슬픔을 회사가 먼저 헤아리고 배려하지 못해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며 지난 16일 대국민 사과를 한 뒤 이어진 후속 조치 발표다.
이어 "회사는 관계당국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으며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과 후속 조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뼈를 깎는 노력으로 안전관리 강화는 물론, 인간적인 존중과 배려의 문화를 정착시켜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허 회장과 함께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이명욱 파리크라상 대표, 황종현 SPC삼립 대표, 허영인 SPC그룹 회장, 황재복 SPC그룹 총괄사장, 도세호 비알코리아 대표 등도 참석해 고개를 숙였다. -
황 사장은 "고용노동부 인증을 받은 복수의 전문기관을 통해 전 사업장에 대한 산업안전보건진단을 금일부터 즉각 실시하겠다"며 "진단 결과를 반영해 안전 관련 설비를 즉시 도입하는 등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종합적인 안전관리 개선책을 수립해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비용에 대해 "안전시설 확충 및 설비 자동화 등을 위해 700억원, 직원들의 작업환경 개선 및 안전문화 형성을 위해 200억원을 투입하는 등 시설, 설비, 작업환경의 안전성을 강화하겠다"며 "특히 SPL은 영업이익의 50% 수준에 되는 100억을 산업안전 개선을 위해 집중 투자해 같은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안전관리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사외 전문가와 현장직원이 참여하는 안전경영위원회를 구성, 산업안전보건에 대한 독립된 활동을 보장하고 안전보건조치 실행 및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면서 "산업안전보건 전담 인력을 확충하고 관련 조직을 확대 개편할 것"이고 덧붙였다.
이번 대국민 사과는 허 회장이 지난 17일 공식 사과문을 냈지만 논란이 끊이지 않자 다시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각종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SPC계열사들에 대한 불매운동이 진행 중이다. 온라인 뿐만 아니라 대학가에서는 대자보를 통해 SPC전 계열사 불매운동 등 규탄이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까지 경위 파악을 지시한 점도 있다. 윤
윤 대통령은 전날 "참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라며 "같은 사회를 살아나가는데 사업주나 노동자나 서로 상대를 인간적으로 살피는 최소한의 배려는 서로 하면서 우리 사회가 굴러가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전날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합동으로 SPL본사와 제빵공장 등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허 회장은 이날 기자들의 질의응답을 받지 않았다.
SPC그룹 관계자는 "고용노동부와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질문은 받지 않는 점 양해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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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기자회견이 끝난 후 SPC 본사 앞에서는SPC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 노조원들이 사옥 내부로 들어오려다 마찰을 빚기도 했다. 입구를 둘러싸면서 물리적 충돌이 발생해 사측 관계자 1명이 쓰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