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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공시가격 현실화계획 수정 공감…조세형평성 최우선돼야"

집값 하락 가속화…현실화율 90% 공시가격 시세 넘어설수도세금 과중 수단으로 활용돼…유형별·가격별 불균형 해소 시급

입력 2022-11-04 16:50 | 수정 2022-11-04 18:26

▲ 4일 한국부동산원 강남지사 대강당에서 열린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관련 공청회'에서 패널들이 토론을 펼치고 있다.ⓒ 박정환 기자

현재 90%로 설정된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단계적으로 하향 조정하되, 주택 유형별 과세 불균형을 시급히 손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공시가격은 재산세 외에 다양한 사회보장 체계와 토지수용 등의 보상안 부과기준이 되는 만큼 특정계층에 대한 세 부담 과중 수단으로 활용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4일 한국부동산원 강남지사 대강당에서 열린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관련 공청회'에서는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주제로 열띤 토론이 펼쳐졌다. 토론은 김현수 단국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가 사회를 맡았으며 ▲강성훈 한양대학교 정책학과 교수 ▲맹준영 공감감정평가법인 감정평가사 ▲박용대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소장 ▲서미숙 연합뉴스 부장 ▲이랑 국토교통부 부동산평가과 과장 ▲이승태 법부멉인 도시와사람 대표변호사 ▲이용만 한성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가 참석했다.

토론에 참석한 패널들은 현실화 계획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대부분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세부적인 현실화 방식과 속도에 대해선 이견을 보였다. 특히 패널들은 현실화 계획을 수정, 유예하는 과정에서 조세형평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강성훈 교수는 "바람직한 공시가격 정책은 토지, 공동주택, 단독주택 등 유형별, 시세별, 지역별 형평성을 고려해 현실화율을 일정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하지만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지나치게 높게 설정되면 공시가격이 시세보다 높아지는 역전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어  90%보다는 낮게 설정해야 불형평성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도의 균형성을 서서히 제고한 뒤 그 이후에 현실화 목표를 상한해야 제도와 시장의 괴리감을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맹준영 감정평가사는 "평가 실무적 관점에서 현실화 계획은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결정이지만, 현실화율 90%는 너무 도전적인 목표치가 아니었나 싶다"며 "현재 시장처럼 집값의 하방압력이 거세지는 상황에서는 예측 오차 비율이 커지고 공시가격이 실거래가를 넘어서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시장 불확실성이 큰 상황인 점을 고려해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의 제안처럼 현실화 계획을 1년 정도 유예하면서 추이를 신중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용대 소장은 현실화율 90%는 과하지 않으며, 이를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박 소장은 "부동산은 다른 재화에 비해 시장에서 어떤 가격이 정확한지 오해 없도록 산정하는 게 굉장히 어렵다"며 "이를 국가에서 1년에 한번씩 확인해 공적으로 발표하는 것이 공시가격으로 하나의 지표일 뿐 조세부담의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 부담 이슈로 인해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수정 및 보완하거나 유예하는 것은 순서가 바뀐 것"이라며 "공시가격은 공시가격대로 발표하고, 세 부담은 조세법률주의에 따라 국회 논의로 낮추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서미숙 부장은 "시세라는 것이 정확하지 않고 범위 구간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현실화율이 90%가 되면 공시가격이 시세를 넘어버릴 수 있다"며 "실제로 최근 집값이 하락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실거래가보다 공시가격이 높은 단지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실화율 목표치인 90%를 시장 상황에 맞게 낮추되 유형별 균형성을 맞추는 게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승태 변호사는 "공시가격은 곧 적정가격으로 조세 부담과 분리될 수 없다"며 "지역별, 주택의 형태별로 발생할 수 있는 형평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용만 교수는 "공시가격이 왜곡된 것은 재산세 등 보유세의 과세 기준이면서 동시에 특정 가격대 주택에 대한 세금 중과의 수단으로써 주택가격을 통제하려는 의도로 이용됐기 때문"이라며 "주택가격 구간별, 유형별 불균형을 신속히 개선하는 한편 공시가격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랑 과장은 "결과적으로 현실화율 조정을 1년 유예해 올해와 같이 적용하는 것에 일정 부분 공감한다"며 "보유세 과세 기본이 되는 지표인 만큼 35년, 45년 장기계획을 현 시점에서 급격하게 바꾸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박정환 기자 pjh85@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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