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사장 취임 이후 매년 최대 실적 사드, 코로나19에도 '차석용 매직' 굳건 차기 대표로는 이정애 부사장 내정… LG그룹 첫 여성 CEOㄷ
  • ▲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LG생활건강
    ▲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LG생활건강
    LG그룹 내 최장수 최고경영자(CEO)이자 18년간 LG생활건강을 이끌어왔던 차석용 부회장이 물러난다.

    LG생활건강은 24일 이사회를 열고 현재 Refreshment(음료) 사업부장을 맡고 있는 이정애 부사장을 LG그룹의 첫 여성 사장으로 승진시키고 CEO로 내정했다.

    지난 18년간 LG생활건강을 이끌었던 차 부회장이 퇴임하게 됐다. LG생활건강 측은 후진에게 길을 터 주기 위해 차 부회장이 용퇴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임기 만료 시점은 2025년 3월이었다.

    차 부회장은 올해로 18년째 LG생활건강을 이끈 장수 CEO다. 재계에서도 기업 한 곳에서 10년 이상 CEO 자리를 유지한 전문경영인의 사례는 손에 꼽는다.

    1953년 서울에서 태어난 차 부회장은  경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미국 뉴욕주립대 회계학과를 졸업한 뒤 코넬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P&G에 들어가 입사한 지 14년 만에 1999년 한국P&G 사장과 2001년 해태제과 사장을 거쳐 2005년부터 LG생활건강 사장, 2012년 부회장까지 오르며 폭풍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생활건강은 치약과 비누 등 생활용품 비중이 70%에 달하는 생활용품 전문기업에 가까웠지만 그가 대표직에 오른 이후에는 화장품과 생활용품, 음료를 중심으로 사업이 재편시켰다.

    더페이스샵, 코카콜라음료, 다이아몬드샘물에 이어 뉴 에이본, 피지오겔의 아시아와 북미 사업권, 더크렘샵 등 굵직한 인수합병(M&A)을 통해 시너지 효과도 극대하고 있다.

    차 부회장은 취임 이후 매년 실적을 경신하며 차석용 매직이라는 수식어까지 생겨났다. LG생활건강은 연간 기준으로 17년 연속 실적 개선에 성공했고 분기 기준으로는 2005년 1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한 개 분기를 제외하고는 66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불확실성에도 지난해도 매출 8조915억원, 영업이익 1조2896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하지만 올들어 매출과 영업이익이 뒷걸음질 치면서 이번 인사에서 차 부회장의 거취가 관심이었다.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봉쇄가 이어지면서 LG생활건강의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5조3779억원, 58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1.3% 44.4% 감소했다.

    LG생활건강 주가 역시 지난 1월 4년여 만에 처음으로 100만원 아래로 내려갔다. 최근 60만원대로 떨어지며 불확실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한편 LG생활건강은 일본 법인장을 맡고 있는 오상문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켜 Beauty 사업부장으로 보임한다. 하주열 책임을 상무로 승진시켜 전략부문장으로 선임했다. LG경영개발원 권순모 상무가 정도경영부문장으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