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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바닥 2000 위태… 내년 '상저하고' 흐름

"연간 변동폭 2000∼2800…경기침체·이익감소""빚 많은 기업 도태 등 옥석가리기…성장주보다 가치주 우세"

입력 2022-11-27 09:50 | 수정 2022-11-27 11:15
지난해 3300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조정을 받은 코스피가 내년에도 3000을 다시 밟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내년 상반기에 부진하다가 하반기에 반등하는 '상저하고' 흐름을 예상했다. 코스피는 내년 1분기께 2000을 위협받는 수준에서 바닥을 형성할 것으로 관측했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 긴축에 따른 금리 상승과 실물 경제 둔화로 기업 이익이 줄고 빚에 눌린 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며 증시에서 우량 기업 옥석 가리기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7일 연합뉴스가 국내 증권사 11곳의 내년 코스피 전망치를 분석한 결과, 내년 코스피 저점을 2000∼2200으로, 고점을 2450∼2800으로 각각 제시했다.

코스피의 내년 바닥을 2000으로 예측한 곳이 가장 많았다. 상단 전망치를 보면 IBK투자증권이 가장 높은 2800을, SK증권은 2450을 각각 제시했으나 증권사 두 곳 중 한 곳은 코스피가 내년에 2600대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증권사별 내년 코스피 예상 등락 폭은 한국투자증권 2000∼2650, NH투자증권 2200∼2750, 하나증권 2050∼2550, 메리츠증권 2100∼2600, 신한투자증권 2000∼2600, 대신증권 2050∼2640, IBK투자증권 2000∼2800, 현대차증권 2050∼2570, 교보증권 2200∼2650, 유진투자증권 2300∼2700, SK증권 2000∼2450 등이다.

이들 증권사는 내년에 증시가 상반기에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다 하반기에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에는 통화 긴축이 경제 전반에 스며들어 코스피가 부진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긴축 사이클 종료와 기업 실적 회복에 힘입어 지수 수준이 단계적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반기 역금융과 역실적장세에서 금리 인상이 끝나면 점차 금융장세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내년 코스피 저점 통과 시기는 1분기를 지목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시는 경기보다 1∼2개 분기 앞선 내년 1분기에 바닥을 지날 것"이라며 "2분기 이후 통화정책 완화 기대에 금리와 환율 안정, 전 세계 경기 회복과 반도체 실적 개선 등으로 코스피도 상승 반전할 것"이라고 봤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도 "보통 지수 연저점은 주당순이익(EPS) 추정치가 저점을 형성하기 직전에 온다"며 "내년 이익 추정치 저점은 2분기 말에서 3분기 초에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국내 수출도 내년 2분기에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며 "통상 정보기술(IT) 대형주들의 주가는 수출 증가 시점보다 3개월 정도 선행해 움직인다"고 분석했다.
일부 전문가는 코스피가 내년 하반기에 회복세를 보이더라도 박스권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봤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기준금리 인상과 기업 실적 부진으로 코스피는 지난 2004년, 2013∼2016년과 유사한 '박스권 흐름'을 전개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진투자증권도 내년 증시는 추세 반등보다 '박스권 등락'에 가까운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경기 침체와 실적 감소가 예상되는 내년에 증시는 오히려 강세장을 펼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증시가 경기보다 먼저 움직이는 선행 성격이 있어서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증시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꾸고 강세장을 예상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전 세계 경기가 침체한 해에 코스피는 정책 기대감과 이듬해 회복 기대감을 선반영해 상승했다"며 "내년 코스피는 경기 바닥과 통화정책 전환 기대감, 2024년 경기 회복을 반영해 강세장을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증권사들은 내년 증시를 예측하면서 전 세계 경기 둔화 여파로 기업이익이 줄어드는 점을 가장 우려했다.

메리츠증권은 상장사의 연간 순이익이 지난해 191조원에서 올해 166조원, 내년 164조원으로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나마 이듬해 이익 개선 전망을 미리 반영해 주가가 소폭 오를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익 감소와 하향 조정이 2년 연속 지속된 2012년, 2013년, 2019년의 연간 지수 수익률을 보면 강보합 또는 8∼9% 상승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24년 순이익 전망치는 200조원대로 높게 형성될 것"이라며 "과거 감익 사이클에선 주가가 이익보다 먼저 빠른 속도로 반등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주식 투자자들은 내년에 위험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초저금리시대 유동성 잔치가 끝나고 금리 인상 여파로 주식과 부동산시장이 위축되면서 시중 자금이 은행 예금으로 쏠리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이어질 예정이어서 투자 전략 측면에서 종목 '옥석 가리기'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성장주보다 가치주가 주목을 받고 금리 인상과 단기자금 시장 위축에 부채(빚)가 많은 기업은 시장에서 외면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자본잠식 등 재무구조 악화로 증시에서 퇴출당하거나 구조조정 대상에 오르는 기업이 다수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 전 세계 증시에서 미국 빅테크 시대가 저물 것"이라며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나고 실질금리가 빠른 속도로 하락하지 않기 때문에 성장주보다 가치주가 우세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금융시장 위험요인으로 단기자금 시장 위축을 꼽으면서 "조달 비용이 많이 들어 현금을 충분히 확보한 우량기업으로의 쏠림과 좀비기업 도태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메리츠증권도 보유 현금이 많고 부채가 적은 기업 중 현금 창출 능력이 우수한 종목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될 것으로 내다봤다.

교보증권은 여전히 채권보다 주식이 고평가돼 있어 내년에 주식보다 채권에 선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편집국 기자 press@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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