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이창엽 LG생활건강 전 본부장 영입코로나19 장기화 속 안정보다 변화 택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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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의 모태 롯데제과가 대표이사에 처음으로 외부 인사를 영입했다. 당초 롯데제과와 푸드가 통합 초기인 만큼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할 것이란 예상을 뒤엎었다.
롯데그룹은 2023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롯데제과 대표에 이창엽 전 LG생활건강 사업본부장을 내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이창엽 신임 대표이사는 1967년생으로 텍사스대학교 오스틴캠퍼스에서 회계학을 전공하고 컬럼비아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했다.
한국과 북미에서 30년 이상 글로벌 소비재 회사에서 근무하며 마케팅과 영업을 비롯해 총괄 책임자로 회사를 운영해 온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콜게이트와 피앤지의 아시아와 북미 사업장에서 근무했고, 이후 허쉬 한국 법인장, 해태제과 마케팅 총괄, 농심켈로그 대표 등을 역임한 뒤 2019년까지 한국코카콜라에서 13년간 대표로 근무하며 소비재 분야에서 깊이 있는 경험을 쌓았다.
이후 2019년 LG생활건강이 북미 더 에이본 컴퍼니를 인수하면서 에이본 CEO로 영입된 후, 지난해 초부터 에이본을 포함한 LG생활건강의 미국과 캐나다 사업을 담당해왔다. 올해 2분기 LG생활건강에서 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근 용퇴한 차석용 전 LG생활건강 부회장과 다수의 기업에서 손발을 마춰온 인물로 유명하다.
이번 인사는 롯데 위기감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안정보다 변화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 것은 물론 미래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롯데제과는 이 신임 대표를 선봉에 세우며 수익성 개선을 위해 총력전을 펼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최근 수년 간 매출 외형을 큰 부침 없이 유지하고 있으나 실적 성장이 더뎠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롯데제과가 롯데푸드와 합병 후 첫 분기실적에서 기대했던 시너지를 내지 못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올 3분기 매출 1조1033억원, 영업이익 57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합산 1조6억원(공시 기준 1조668억원)에 보다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23억원에서 8.1% 감소했다.
이 대표이사는 롯데제과가 글로벌 종합식품회사로 나아가는 데에 필요한 해외 사업확장, 브랜딩 제고, 조직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그룹은 내다봤다.
롯데그룹 측은 인사에 대해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 미래경쟁력 창출을 중점으로 진행했다"면서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한 젊은 리더십의 전면화, 책임경영에 입각한 핵심역량의전략적 재배치, 지속적인 외부 전문가 영입이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