콤팩트 SUV지만 차급 넘어선 공간감 확보안정적인 주행감성 및 정숙성 돋보여실내 디스플레이, 주행거리는 아쉬움으로
  • ▲ EQB 300 4MATIC AMG라인 외관 ⓒ정원일 기자
    ▲ EQB 300 4MATIC AMG라인 외관 ⓒ정원일 기자
    벤츠는 최근 국내에서 순수 전기차 풀라인업을 갖추며 본격적으로 전동화 흐름에 올라탔다. 현재 벤츠는 콤팩트 모델 EQA·EQB부터 EQC-EQE-EQS에 이르는 다채로운 전기차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

    그중 지난 6월말 국내 출시된 ‘EQB 300 4MATIC AMG라인’은 내연기관 모델인 GLB를 기반으로 만든 콤팩트 전기 SUV다. 최근 EQB를 타고 서울에서 강릉을 왕복해 330여km를 직접 운전해봤다.

    첫인상은 콤팩트 SUV답지 않게 생각보다 크다는 점이었다. 패밀리카로도 적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 이유다. 실제로 EQB의 휠베이스는 2829 mm로 현대차의 중형 SUV 싼타페(2756mm)와 비교해도 더 크다.
  • ▲ 콤팩트 SUV답지 않은 긴 휠베이스를 가지고 있다 ⓒ정원일 기자
    ▲ 콤팩트 SUV답지 않은 긴 휠베이스를 가지고 있다 ⓒ정원일 기자
    실내공간 활용성이 높은 만큼, 벤츠는 3열 시트를 추가한 7인승 모델 옵션도 제공하고 있다. 휠베이스뿐만 아니라 앞뒤로 짧은 오버행과 전체적으로 균형 잡힌 차체 비율을 통해 전체적으로 웅장한 느낌을 받았다.

    주행감각은 전반적으로 ‘안정성’에 초점이 맞춰진 듯하다. 전기차 특유의 빠른 가속, 감속감보다는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였다. 드라이브 모드를 기존 컴포트에서 스포츠로 바꾸면 페달의 반응속도가 조금 빨라졌지만 그럼에도 부드러운 주행감이 주를 이뤘다. 가족 등 동승자를 주로 태우고 다니는 환경이라면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벤츠 특유의 정숙성과 고속주행 능력도 돋보였다. 도심을 주행하다 공사장 옆을 지나갈 때도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고속도로에서 속도를 높여도 시속 100km를 넘어갔다는 것을 체감할 수 없을 만큼 차체의 안정성도 인상적이었다.
  • ▲ 앰비언트라이트 및 송풍구 등 벤츠 특유의 디자인이 계승됐다 ⓒ정원일 기자
    ▲ 앰비언트라이트 및 송풍구 등 벤츠 특유의 디자인이 계승됐다 ⓒ정원일 기자
    회생제동은 패들시프트를 통해 D-, D, D+ 3가지 강도를 선택할 수 있다. 패들시프트를 수 초간 당기면 활성화되는 D auto모드도 있다. 해당 모드에서는 주행상황에 따라 회생제동의 강도가 자동으로 조절된다.

    회생제동의 개입 정도가 가장 높은 D-에서는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자마자 전기차 특유의 꿀렁거림이 다소 느껴졌다면, 개입이 가장 낮은 D+에서는 내연기관과 차이를 못느낄 정도로 주행이 가능했다.

    실내는 화려함보다는 기본에 충실한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벤츠 라인업 특유의 볼륨감이 강조된 송풍구 디자인과 화려한 앰비언트 라이트가 EQB에도 그대로 계승됐다.
  • ▲ 티맵 실행시 양 옆으로 넓은 여백이 발생해 아쉬움을 남겼다 ⓒ정원일 기자
    ▲ 티맵 실행시 양 옆으로 넓은 여백이 발생해 아쉬움을 남겼다 ⓒ정원일 기자
    아쉬움이 느껴졌던 부분은 디스플레이다. 최근 벤츠는 신형 C클래스나 EQE 등 다양한 라인업에 11~12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있다. 반면 EQB는 기존 계기판에서 센터페시아까지 2개의 10.25인치 고해상도 디스플레이가 하나로 연결된 길쭉한 와이드 스크린이 들어갔다.

    또한 국내 소비자의 이용도가 높은 티맵 연결 시 넓은 화면의 장점이 크게 떨어졌다. 양옆 큰 여백을 남겨둔 체 작은 화면으로만 티맵이 표시됐기 때문이다. 향후 OTA 등을 통해 업데이트가 가능하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행거리도 다소 아쉬웠다. EQB는 공식적으로 1회 충전 시 최대 313km의 주행이 가능하다. 완충 상태로 차량을 받았을 때는 최대 379km를 주행할 수 있다고 표시됐다. 

    동승자를 한 명 태우고 강릉에 도착했을 때 남은 배터리의 잔량은 약 25%. 방전된 것은 아니지만 방전에 대한 불안감에 충전이 불가피했다. 서울에 올라오는 길에도 한 번 더 충전해야 했다. 통상 전비가 떨어지는 계절인 겨울철이었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EQB 300 4MATIC AMG라인의 가격은 8100만원이며, 정부의 무공해차 구매 보조금 지원 대상이다. 국고보조금은 290만원이며 차량 등록 지역에 따라 각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