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3배 많은 관람객 방문 흥행삼성, 신제품보다 '스마트싱스' 기술 위주 전시 눈길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 '모빌리티' 기술력 뽐내SK그룹, 올해도 전시관에 '탄소감축' 주제 담아내 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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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현지시간)부터 8일까지 나흘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3'이 막을 내렸다. 올해 CES는 '모빌리티', '초연결', '친환경' 키워드 중심의 혁신 신기술과 신제품 전시가 주를 이었다.8일(현지시간) CES를 주최한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는 올해 CES에 약 11만5000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고 밝혔다.CTA에 따르면 지난해 열린 'CES 2022'에는 2300여개 기업이 참관했다. 또 당시 CES는 나흘간 열릴 예정이었지만 하루 앞당겨 3일간 운영 후 폐막했다. 3일 동안 방문객은 1800개의 글로벌 미디어를 포함해 총 4만명이었다. 올해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이번 CES에서는 '초연결' 기술에 이목이 집중됐다. 특히 삼성과 LG 등 한국 기업들이 초연결을 비롯해 올해 관심이 집중된 분야에서 각종 신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였다.참가업체 중 가장 넓은 전시관(3368㎡)을 운영한 삼성전자는 TV와 가전 신제품의 전시보다 지속가능(Sustainability)과 '스마트싱스(SmartThings)' 기술 위주로 전시했다.스마트싱스를 기반으로 기기들이 알아서 연결돼 작동하는 '캄 테크 기반 쉬운 연결' 기술도 처음 선보였다. 전시 첫 날인 5일 올리버 집세 BMW 회장은 삼성전자 부스를 방문해 이 기술을 보고 "정말 흥미롭다. 놀랍다"고 말하기도 했다.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DX부문장)은 지난 4일 열린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연결을 통해 모두의 꿈과 바람이 담긴 기술을 현실로 구현하는 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비전"이라고 말했다.이 같은 비전에 따라 전시관도 홈 시큐리티와 패밀리 케어 등에서 통합 연결 플랫폼인 '스마트싱스' 기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다.LG전자는 사전 행사인 'LG 월드 프리미어'에서 세계 최초 무선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M'을 공개했다.'라이프스 굿(Life's Good)'을 주제로 LVCC 센트럴홀에 2044㎡ 규모의 전시관을 마련한 LG전자는 전시관 입구부터 올레드 플렉서블 사이니지 260장을 이어 붙인 초대형 조형물 '올레드 지평선'을 설치했다.이번 행사에는 미래 핵심사업 중 하나로 꼽히는 '모빌리티' 분야 기술들도 대거 전시됐다.삼성전자는 하만과 미래형 모빌리티 솔루션 '레디 케어(Ready Care)'와 '레디 튠(Ready Tune)'을 공개하고, 운전자의 일상과 유기적으로 연결된 차량 내 경험을 선보였다. 삼성전자와 하만은 두 솔루션을 중심으로 차량 내 탑승자 경험(In-Cabin eXperience, ICX)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운전자 상태를 파악해 안전한 주행을 유도하는 미래 모빌리티의 모습을 시연했다.삼성전자는 하만과 함께 전장 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앞으로 디지털 콕핏을 중심으로 전장 기술 솔루션의 입지를 다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LG는 전장 사업의 핵심축인 LG전자를 중심으로 흑자 성장이 본격화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사업 확대를 꾀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10년 만에 전장 사업이 턴어라운드를 했고 고속도로에 올라갔으니 액셀 밟을 일만 남았다"고 자신했다.LG디스플레이는 자동차 전용관에 부스를 차리고 차량용 OLED를 비롯해 LTPS LCD 기반의 초대형, 저전력, 초고휘도 기술 등을 공개했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별도로 스피커를 설치하지 않아도 디스플레이 패널에서 소리가 나도록 하는 차량용 사운드 솔루션, 차량용 투명 OLED 솔루션 등 다양한 기술을 선보이며 전장 사업의 확대를 꾀했다.CES에 처음 참가한 LG이노텍도 자율주행차량 모형을 전시, 전장 부품 16종을 실제 탑재되는 위치에 맞춰 공개하기도 했다.메르세데스-벤츠, BMW, 스텔란티스, 포드, 제너럴모터스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을 비롯해 보쉬,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 부품사와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빅테크 기업까지 모빌리티 분야의 기술들을 뽐냈다.구글은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심리스' 경험을 위한 기능을 내세웠다. 아마존도 인공지능(AI) 플랫폼 '알렉사'를 탑재한 마세라티 차량을 전시하고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전기차 데이터 수집 기능을 공개했다. MS는 모빌리티의 5가지 미래와 모빌리티를 관리해주는 마이크로소프트 파워 플랫폼을 선보였다. 퀄컴도 자동차용 프로세서 칩인 스냅드래곤 라이드 플렉스 SoC를 발표하고 BTC 파워와 협업하는 전기차 충전기도 전시했다.'친환경' 분야도 이번 행사에 주요 키워드 중 하나였다.SK그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탄소감축'을 주제로 전시관을 차렸다. SK그룹의 전시관에는 지난해보다 세 배가량 많은 3만명 이상의 관람객이 몰렸다.SK㈜ 등 SK 8개 계열사와 미국 플러그파워, 테라파워, 플라스틱 에너지 등 10개 파트너 사가 함께 'SK, 어라운드 에브리 코너(곳곳에 있는 SK)' 구역에 선보인 40여개의 친환경 기술과 제품이 인기를 끌었다.지난 6일 SK그룹관을 찾은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늘 고민하는 주제인 탄소감축을 잘 풀어서 전시해 뜻깊고 기쁘다"며 전시관 메시지와 구성을 호평했다.외신들도 SK가 선보인 친환경 기술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미국 ABC방송의 라스베이거스 지역 방송인 KTNV는 생방송으로 SK텔레콤의 UAM 등을 보도했고, 현지 IT 전문매체와 유튜버들의 취재도 이어졌다.SK가 야외 전시장에 설치한 '지속가능식품 푸드트럭'은 'CES 맛집'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나흘 간 1만5000여명이 다녀가기도 했다.최 회장도 시식한 대체 유(乳)단백질로 만든 'SK(Sustainable Korea) 우유 빙수', 대체 단백질 크림 치즈 등은 SK㈜가 투자한 미국 퍼펙트 데이와 네이쳐스 파인드에서 당초 준비한 1만2000명 분이 3일째 모두 소진돼 3000명 분을 긴급 공수했다.SK 관계자는 "가전제품이나 승용차 같은 실물 소비재를 전시한 것도 아니고, 배터리 등 부품과 소재 중심의 B2B 기업 전시관에 이렇게 많은 관람객이 몰린 것은 이례적"이라며 "다양한 볼거리와 시식 등 '오감 체험' 요소들로 '탄소감축'이란 다소 무거운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면서 입소문이 났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파나소닉은 전시관에 '페로브스카이트 태양 나무'를 통해 차세대 태양광 전지를 선보였다. 나뭇잎 패널이 빛 에너지를 전기로 바꿔주고 관람객들은 나무 아래 콘센트에서 스마트폰을 충전하는 체험을 통해 재생 에너지를 강조했다.LG전자는 ESG존을 마련해 재활용 소재가 적용된 가전제품과 스티로폼 재활용 공정 기술을 활용한 친환경 포장재 등을 소개했다. 삼성전자도 파타고니아와의 협업해 개발한 미세 플라스틱 저감 세탁기를 전시했다. 이 세탁기는 세탁 과정에서 미세 플라스틱 발생량을 최대 54%까지(유럽 기준) 줄이는 기능이 탑재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