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10억원…7년만 또다시 '어닝쇼크'4분기 34억원 흑자전환…전분기 상승분 반영 그룹의존도 완전해소 장본인…근속연수 4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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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쇼크를 기록한 KCC건설이 분기기준으로는 반등을 이뤄냈다. 그룹에서 성공적 홀로서기로 뚝심을 보여준 윤희영 대표이사가 이번엔 선제적 위기관리 대응능력으로 '깜짝반등'을 이끌어냈다는 평이다. 이를 통해 내년에는 보다 개선된 실적을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16일 전자공시시스템 분석결과 KCC건설은 지난해 영업이익 -10억원을 기록하며 2015년 -935억원에 이어 7년만에 또다시 '어닝쇼크'를 보였다.이는 토목·건축부문 자재단가 및 외주비인상 탓이 크다. 실제 KCC건설은 3분기까지 원가율이 2010년대 들어 최고치인 97.2%를 기록했다. 2011년부터 2021년까지 3분기기준 원가율은 평균 92.3%였다.지난해 3분기 원가는 1조3245억원으로 전년동기 8274억원에 비해 60.6% 급증했다. 같은기간 매출도 9064억원에서 1조3623억원으로 50.2% 늘어났지만 원가증가세가 더 가팔랐다.그나마 다행인 것은 분기기준으로는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4분기 영업이익은 34억원으로 전분기 -78억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뿐만 아니라 전년동기 -52억원에 비해서도 흑자전환하며 2021년 3분기부터 시작된 전년대비 감소세가 멈췄다.앞서 2~3분기 동안 영업손실을 기록한 점은 연간실적에서 아쉬운 대목이다. 특히 3분기에는 판관비가 200억원대로 늘면서 흑자전환에 어려움을 겪었다. 판관비중 선급공사비 손상차손액이 40억원가량 발생했다. 2분기에는 선급공사비에 대해 미리 손실처리 해놓은 금액중 일부를 환입했지만 3분기에는 손상차손액이 늘어나 비용증가가 불가피했다.4분기 원가율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추세로 보면 안정화로 접어드는 양상이다. 1분기 94.9%에서 2분기 99.5%까지 치솟으며 상승폭을 키웠지만 3분기 들어 97%대로 떨어지면서 기세가 한풀 꺾였다. 주요 원자재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다.핵심은 원자재가격 하락폭에 비해 KCC건설 원가율 하락폭이 컸다는 점이다. 배경에는 윤희영 대표 리더십이 주효했다는 평이다. 대표이사에 오르기 전 윤 대표는 관리본부장을 역임했다. 핵심은 비용처리방식이다.KCC건설은 현장에서 발생하는 하도급업체 공사비 상승요인 등 추가 원가상승분을 쪼개서 이연시키지 않고 곧바로 비용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앞선 분기에서는 경쟁사에 비해 높은 원가율 상승을 기록했지만 덕분에 원자재가격 하락세가 시작되는 시점에서는 원가율 하락 효과를 빠르게 누릴 수 있었던 것이다.KCC건설 측은 "가파르게 오른 자재비와 외주공사비에 대해 공사에 차질 없도록 상승분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원가율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영업손실을 야기했다"며 "지금도 높아진 공사비가 유지되고는 있으나 적기에 기반영된 투입비용으로 원가율이 개선됐고 4분기에 흑자전환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수익성 저하에도 불구하고 KCC건설에 대한 시선은 여전히 긍정적이다.에프앤가이드 집계에 따르면 올해 영업이익은 300억원으로 바로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됐다. 또한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 모두 이전 신용등급 'A2'를 유지했다.정성훈 나이스신평 실장은 "재건축·재개발을 비롯해 도급건축·주택사업 적극적인 수주로 당분간 매출액 1조원을 안정적으로 상회하는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원자재가격 상승이 추정원가에 반영되며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수익성이 저조하지만 이후 2~4% 수준의 EBIT/매출액을 나타낼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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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영 대표 공로는 이뿐만 아니다. 주택브랜드 '스위첸' 가치제고와 그룹으로부터 홀로서기에 성공했다.KCC건설은 모기업인 KCC와 그룹계열사에 의존하던 매출을 대부분 털어냈다. 한때 40%대 이르던 그룹매출 비중은 5% 아래로 떨어졌다. 특히 최근 2~3년간 자체매출을 확대한 것이 맞아 떨어졌다. 외형성장 한계로 꼽히던 그룹의존도는 사실상 완전해소 단계에 진입했다는 평이다.KCC건설은 한때 전체매출 40%를 그룹에 의존했다. 불과 7~8년전까지만 하더라도 그룹매출은 수천억원에 달했다. 그룹과 계열에서 나오는 다양한 일감은 핵심매출이었고 KCC건설 성장을 이끄는 '뒷배'였다. 실제 2009년 사상 첫 '연매출 1조클럽' 진입당시 내부거래 비중은 41%에 달했다.다만 일정수준 이상으로 성장을 이룬 뒤에는 오히려 독이 됐다. 결국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비그룹부문으로 외연확장이 필요했다. 대기업집단내 일감몰아주기라는 부정적 시선 역시 부담이 됐다.그룹의존 매출에 감소세가 나타난 것은 2020년대 들어오면서다. 문제의식을 느낀 KCC건설은 전사차원의 '홀로서기' 노력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2019년 1860억원 규모였던 그룹매출은 이듬해 950억원 수준으로 반감했다. 2021년에는 또다시 줄여 400억원대까지 떨어뜨렸다. 그룹매출 비중이 5% 이하로 떨어진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그룹매출을 털어내는 과정에서 연매출이 1조6000억원대에서 1조1000억원대로 줄어드는 등 일시적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1년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그룹매출을 줄이면서도 공백을 다른 공사실적으로 메우는 데 성공한 것이다.특히 부동산경기 활성화와 맞물려 민간주택사업을 확대한 것이 주효했다. 여기서 또다시 윤 대표가 등장한다.그동안 건축과 토목분야에 주력해왔던 KCC건설이 상대적으로 약했던 주택과 분양사업에 손을 대면서 그룹그늘에서 서서히 벗어날 수 있었다. 시공능력평가에서도 다시 20위대에 안착하는 저력을 보이기도 했다.2002년 정몽열 회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하면서 '스위첸'을 안착시켰고 윤 대표는 그 가치를 끌어올렸다. '스위첸'은 특히 광고가 인상적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자식의 자식농사'편을 시작으로 △엄마의 빈방 △문명의 충돌 △등대 프로젝트 △내일을 키워가는 집 등으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는 평이다.그 결과 최근 '2022 서울영상광고제'에서 4년 연속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러한 공로들은 경영학과 출신인 윤 대표 덕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한편 윤 대표는 1980년에 KCC건설에 입사해 근속연수가 44년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