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업체 ‘일감 몰아주기’로 비자금 조성 정황 -비자금으로 특정 야권 정치인 불법 후원 의혹도-친형 회사 대기업에 매각 과정에도 관여 의혹
-
검찰이 지난달 연임을 앞두고 자진 사임한 구현모 KT 대표이사의 비자금 의혹 등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1일 본보 취재에 따르면 검찰은 구 대표가 재임 기간 중에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하는 등 각종 비위를 저지른 정황을 포착하고 내사를 진행 중이다.검찰은 구 대표가 KT 본사 건물 관리와 경비 용역을 특정 계열사에 몰아주고 이를 통해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97년 설립된 해당 계열사는 KT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으며 구 대표 재직 당시인 지난 2021년 전국의 128개 KT 사옥에 대한 사옥종합관리 계약을 체결하는 등 KT 사옥 관리와 경비 용역 계약을 독점하다시피 해왔다.검찰은 구 대표가 해당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비자금을 조성해 정치권 등에 로비 자금으로 쓴 것으로 보고 있다.또 구 대표는 KT 그룹사의 사업 구조조정에 참여한 경영 컨설팅 업체와 뒷거래를 한 의혹도 받고 있다. 해당 업체는 구 대표가 부장으로 근무하던 시절부터 거래를 맺어 온 회사로 구 대표가 대표에 취임한 이후 KT 본사와 계열사들의 구조조정 업무를 도맡아 온 것으로 전해졌다.검찰은 해당 업체가 사업 수주 대가로 구 대표에게 금품을 건넨 정황을 포착하고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검찰은 이와 함께 구 대표가 이렇게 조성한 비자금으로 경찰 고위 간부 출신의 특정 정치인을 후원하는 등 정치권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 의혹에 대해서도 들여다보고 있다.검찰은 해당 정치인이 경찰 현직에 재직할 당시 구 대표가 이른바 '카드깡' 등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하다 경찰 수사 선상에 오르자 수사를 무마해주고 정치 후원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이밖에도 검찰은 구 대표가 자신의 쌍둥이형인 구준모 대표의 회사를 현대자동차그룹이 거액에 인수하도록 도와준 대가로 윤경림 현 KT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에 대한 보은 인사를 한 의혹에 대해서도 확인 중이다.윤 부문장은 KT 신임 대표이사에 지원해 최근 4명으로 압축된 숏리스트에 포함된 인사로 구 대표 재직 당시인 지난 2021년 9월 현대차 오픈이노베이션 부사장으로 근무하다 KT로 자리를 옮겼다.검찰은 최근 복수의 KT 임직원들이 구 대표와 관련한 비위 자료를 제출해 내사에 착수했으며 범죄 혐의가 드러나면 정식 수사로 전환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한편 구 대표는 연임이 사실상 확실시되던 지난달 23일 돌연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구 대표의 임기는 이달 정기 주주총회를 끝으로 마무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