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사내이사 진입… 부사장 승진 1년여 만에 사장 승진유진에너팜‧스프링벤처스 등 통해 미래 먹거리 발굴 매진해와그룹 혁신 적임자… 신사업 경영 성과에 승계 시점 좌우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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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진
    유석훈 유진기업 부사장이 1년여 만에 사장으로 승진하며 유진그룹 3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재계에서는 유 사장이 그간 쌓아올린 경험을 바탕으로 그룹 신사업 발굴에 매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유석훈 유진기업 부사장은 정기인사를 통해 이달 1일부로 그룹경영혁신부문 사장으로 승진했다. 2021년 말 재경본부 부사장으로 승진한 지 1년여 만이다. 

    1982년생인 유 신임 사장은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의 장남이자 유진기업 창업주 유재필 명예회장의 손자다.

    연세대학교 졸업 후 그는 미국 컬럼비아대 경영학 석사 과정을 마쳤고, 한국으로 돌아와 유진자산운용과 AT커니 등에서 경력을 쌓았다. 이후 2014년 유진기업 부장으로 입사했다. 2015년 유경선 회장의 등기이사 자리를 물려받으며 본격 경영수업의 시작을 알렸다. 유 사장은 상무였던 2021년 말 전무를 건너뛰고 재경본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유 사장은 그간 공개석상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경영수업에 몰두해왔다. 현재 그는 유진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유진기업의 지분 3.06%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밖에도 우진레미콘, 유진에너팜, 남부산업 등 주력 계열사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통해 유석훈 사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며 유진그룹의 3세 경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초고속 승진과 직책 변화 등에 따라 유 사장이 그룹 전반의 경영을 이끌어가지 않겠냐는 관측이다. 

    유 사장은 일찌감치 유재필 명예회장과 유경선 회장의 뒤를 잇는 3세 경영인이 될 것으로 예상돼왔다. 앞서 2021년 말 당시 상무에서 전무를 건너뛰고 바로 부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을때도 사실상 후계자로 낙점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또한 그가 보유한 유진기업 지분은 오너 3세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으로 유경선 회장(11.54%), 유경선 회장의 동생인 유창수 유진투자증권 대표이사 부회장(6.85), 유순태 유진홈센터 대표이사(4.38%)에 이어 4번째로 많다. 유진그룹은 유진기업을 통해 계열사 상당수에 지배력을 행사하는 구조다. 즉, 3세들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갖고 있는 셈이다. 

    특히 유 사장은 경영혁신부문 지휘봉을 잡아 미래 수익원 발굴이라는 막중한 임무 수행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인수합병(M&A) 등 투자 기회를 찾고 성장 동력 발굴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다. 

    유진그룹 주력사업인 레미콘업은 물류비나 시멘트 가격 등 대외여건에 수익성이 달려있어 안정적 수익을 낼 신사업 발굴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회사는 그간 수많은 M&A를 통해 다양한 분야로의 진출을 타진해왔다. 현재 유진그룹은 레미콘 등 건설소재 외에도 건설, 물류, 건자재 유통사업, 금융 등을 영위하고 있다. 

    유석훈 신임 사장은 2013년 리튬이차전지를 기반으로 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전문기업 유진에너팜에 대한 투자‧설립을 주도하는 등 꾸준히 신사업을 모색해왔다. 유 사장은 유진에너팜 설립 당시 지분 32.8%를 보유해 2대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또한 지난 2020년에는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 참여 당시 실무를 총괄하며 진두지휘한 이력이 있다. 지난해부터는 나눔로또를 통해 벤처캐피탈(VC) 스프링벤처스를 설립해 스타트업 투자‧육성에도 나서고 있다. 특히 스프링벤처스 출범 당시 벤처 투자 확대를 위한 유석훈 사장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진다. 

    최근 유진그룹은 배달 대행 플랫폼 ‘부릉’을 운영하는 유니콘 스타트업 메쉬코리아 인수전에도 참여하며 성장 동력 발굴에 열중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유 사장이 그룹의 신성장동력 발굴과 포트폴리오 확대 흐름 아래 얼마만큼 사업 성과를 나타내느냐에 따라 경영 승계 시점이 더욱 당겨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