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행정처분 예고 이후 매달 대대적 프로모션3월보다 할인폭 대폭 낮춰… "개당 2500원 꼴" "수제맥주 시장 악화에 제조정지 위기 코앞… 재고처리 나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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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 없는 버터맥주'로 논란을 일으키며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형사고발된 부루구루의 '블랑제리뵈르 뵈르비어'가 초저가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 식약처의 제조정지 처분이 경찰 수사 이후로 미뤄짐에 따라, 남은 기간 쌓인 재고를 털어내기 위한 프로모션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GS25는 지난 1일부터 뵈르비어 4종을 대상으로 '4캔 1만2000원' 할인행사를 진행 중이다.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 3일 동안은 8캔 이상 구매 시 개당 2500원 꼴에 판매된다. 뵈르비어 1캔 정가는 6500원으로, 절반도 되지 않는 가격에 초저가 행사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이 제품은 지난해 9월 말 출시된 직후 '버터맛과 향이 나는 맥주'로 입소문을 타며 품절 대란을 일으켰다. 편의점 출시 전 더현대서울 등 백화점 팝업스토어에서 제품을 선보였을 때는 오픈런을 위해 대기해야 할 정도로 구매 경쟁이 치열했다. 출시 43일만에 100만캔이 팔려나갈 정도로 그야말로 대란이었다.
하지만 지난 1월 식약처가 뵈르비어 제조사에 대해 서울지방청에 '품목제조정지 1개월 행정처분'을 요청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점화됐다.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대한 법률(제8조)'에 따르면 원재료 이름을 제품명에 사용하려면 해당 원재료를 제조나 가공에 사용해야 하고, 최종 제품에 남아있어야 한다. 하지만 뵈르비어의 경우 실제 '버터'가 들어있지 않음에도 '버터 맥주'로 오인할 수 있는 프랑스어 ‘뵈르(Beurre)'를 사용했고, 이는 표시사항 위반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제조사 부구루구 측은 식약처의 이같은 판단에 강하게 반발하며 이의제기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다. 하지만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번 논란이 일며 뵈르비어 판매가 급락하기 시작했다.
이에 2월부터 GS25 측은 뵈르비어를 '갓세일' 항목에 포함시켜 6캔에 9900원(1캔 1650원꼴)에 판매했다. 3월에도 4캔에 1만9800원 행사를 펼쳤고, 이달 다시 할인폭을 대폭 늘린 것.
이에 대해 GS25 측은 "뵈르비어 행사는 물가안정을 위해, 그리고 맥주 성수기를 맞아 진행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한 업계 관계자는 "식약처 제조정지 처분이 연기되긴 했지만 사실화되며 제조사와 유통사가 물량 털어내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하이볼 등의 인기가 높아지며 수제맥주 시장 자체가 악화돼 다수 제품들이 재고 처리를 위한 할인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고 귀띔했다.
뵈르비어에 대한 경찰수사는 수 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식약처 관계자는 "서울지방청에서 형사고발을 한 상황으로, 법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행정처분 여부는 수사결과 발표 이후에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