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직전분기·전년동기比 각각 28.3%·20.1% 감소2019년이후 4년만 영업익 감소전망…주택실적 감소탓해외수주 1분기만 연간목표액 달성…PF보증잔액 감액
  • ▲ 대우건설 을지로 사옥. ⓒ정상윤 기자
    ▲ 대우건설 을지로 사옥. ⓒ정상윤 기자
    대우건설이 여전한 원가율 압박으로 1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연간 실적 역시 4년 만에 감익이 전망된다. 그러나 해외수주 목표치를 1분기 만에 달성한 데다 추가 수주 가능성도 크고 주택 관련 리스크도 줄어들면서 실적의 '질적 안정화'를 기대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사업안정성 제고로 중장기 성장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잠정실적보고서 분석결과 대우건설은 1분기에 매출 2조6081억원, 영업이익 176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분기 3조2083억원에 비해 18.7% 감소했지만 전년동기 2조2494억원에 비해 15.9% 늘어나면서 8분기 연속 외형회복세를 이어갔다. 전분기 경우 2017년 3분기 3조980억원이후 최대실적이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2467억원 대비 28.3%, 전년동기 2212억원 대비 20.1% 각각 감소했다. 2분기 동안 전년대비 증가세를 기록했으나 3분기만에 전년대비 감익으로 돌아섰다. 세전이익(1299억원)은 해외 현지환율 절상효과 등으로 기타손익 -438억원이 반영되면서 전년 2344억원에 비해 44.5% 줄어들었다.

    주택·건축부문은 최근 3년간 양호했던 분양실적이 매출액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다만 마진은 원자재가격 및 인건비 상승 등에 따라 여전히 원가율(91.2%) 압박을 받고 있다. 자재비가 일정부분 하락했고 도급액 증가를 시행사와 협상하고 있지만 실제 손익계산서에 반영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토목·플랜트부문은 이라크 항만, 나이지리아 LNG 플랜트 등 해외 주요현장 공정률이 늘어나면서 매출액이 증가했다. 플랜트부문 마진은 판관비 하락(전년비 -3.0%)으로 일부 개선됐으나 지난해 1분기 클레임 환급비용(320억원)에 따른 기저효과로 보인다.

    대우건설 측은 "지난해 1분기 일시적으로 높은 실적에 따른 기저효과 및 주택·건축부문에서 원가율 급증으로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부진한 실적은 연간 전망도 어둡게 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올해 매출 10조7669억원, 영업이익 6877억원 실적을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 경우 지난해 10조4192억원에 비해 3.33% 증가하면서 3년연속 개선세가 이어질 전망이지만 영업이익은 7600억원에서 9.51%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2019년부터 3년동안 이어진 회복세가 재차 고꾸라지면서 2019년이후 4년만에 연간 영업이익이 감소할 전망이다.

    김승준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해외수주에 따른 토목과 플랜트 실적 증가가 기대되지만 현재 부동산시장이 분양가구수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워진 만큼 주택실적 감소분을 만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비주택부문 특성상 이익성장 속도는 둔화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그런데도 대우건설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은 여전히 존재한다.

    핵심은 신규수주다. 1분기 신규수주는 4조2000억원(+56.9%)으로 연간목표치 12조3000억원의 34.1%를 달성했다. 고무적인 것은 해외수주(1조8000억원)로 이미 연초 제시한 목표치 1조8000억원을 한분기만에 달성했다. 리비아 가스화력발전소(1조원), 나이지리아 카두나 정유시설(7000억원)을 수주했다.

    특히 나이지리아 정유시설 경우 공사기간이 21개월로 빠르게 매출이 인식될 것으로 보인다. 또 리비아 발전소도 현지 정부 요청으로 돌관공사를 하면서 신속히 진행하며 당장 하반기 착공이 예정됐다. 이에 따라 매출액뿐만 아니라 이익률 개선도 기대돼 국내 주택마진 감소분에 대한 상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연내 리비아 재건 프로젝트(1조5000억원), 이라크 해군기지(7000억원), 나이지리아 인도라마 비료공장(4000억원), 이라크 알 포 항만(1조2000억원), 투르크메니스탄 비료공장, 사우디아라비아 네옴 등 잔여 파이프라인을 고려할 때 해외수주액은 3조원이상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주 관련 또 다른 변수는 베트남 THT 개발사업 확장성이다. 현재 진행중인 2단계 개발 및 토지매각사업외 현지 토지주와 업무협약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화가 될 경우 전사 실적규모 및 성장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2024년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는 체코(1조5000억원), 폴란드(2조5000억원) 원전사업 수주 가능성 역시 유효한 것으로 파악된다. 폴란드 부총리는 하반기 한국과 중요한 원전합의가 있을 것을 시사했으며 체코 프로젝트는 연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예상된다. 국내 신한울 3·4호기 역시 연말 발주가 기대돼 비주택부문 실적기여도는 점차 높아질 전망이다.

    여기에 주택부문 관련 리스크도 줄어들면서 낙관론에 힘을 싣고 있다.

    1분기 분양물량은 2524가구로 연간 목표치 1만8050가구 대비 13.9%를 달성했다. 대우건설 측은 "분양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으며 수도권과 정비사업 물량이 많아 연간 목표치 달성은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PF보증잔액은 8568억원으로 지난해말보다 3432억원 줄어들었다. 대전도안 2-2지구 브릿지론을 토지담보대출로 전환하면서 4500억원이 감소했다. 또 미착공 PF 잔액은 6438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211억원 감소했다. 보유 현금성자산 규모(2조2000억원)를 고려할 때 리스크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1분기에 이미 완성한 해외수주 목표 및 역대 최고 수주잔고(45조원), 수익성 높은 해외수주의 매출 기여도 증가, 재무구조 개선 지속 등으로 건설업계에서 가장 안정적인 실적을 지속하고 있다"며 "이번 분기를 시작으로 주택마진이 해외매출과 이익개선으로 점진적으로 상쇄된다면 실적반등 역시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주택·건축부문 낮은 원가율에도 토목 및 플랜트 매출액 상승 및 수익성 개선으로 연간 지속해서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며 "부동산 업황 불확실성에도 점진적인 턴어라운드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