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MMF 규모 178조원…지난해 말 대비 16% 이상 증가올해 4월 법인용 MMF에 시가평가 도입…성장세 가속 지원NH아문디, 시가평가 MMF 출시…KB운용 관련 ETF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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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단기 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 시장에 투자자들의 자금이 몰리고 있다. 올해 도입된 법인형 시가평가 제도에 맞춰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신상품 출시에 분주한 모습이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MMF 순자산총액은 총 178조2874억원으로 지난해 말(153조4368억원) 대비 약 16.2% 증가했다. 연초 이후 25조원 가까운 자금이 MMF에 유입된 셈이다.

    MMF는 단기금융상품에 집중 투자해 단기 실세금리의 등락이 펀드 수익률에 신속히 반영될 수 있도록 한 상품이다. 주로 국공채나 기업어음(CP), 양도성예금증서(CD) 등 단기 우량채권에 투자하며, 수시입출금이 가능하다.

    최근 MMF에 돈이 몰리는 데는 시중 자금의 단기 부동화 현상이 심해진 영향이 있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투자 결정을 미루고 기업이나 주식·채권 투자를 주저하는 기관 등이 MMF로 자금을 넣은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4월부터 시행된 법인형 MMF 시가평가 제도도 MMF 성장세에 한몫했다. 

    당초 모든 펀드는 시가평가가 대원칙이지만 그간 MMF는 초단기형으로 운영되다 보니 엄격한 운용 규제를 받아 예외적으로 장부가 평가를 적용받아왔다. 장부가 평가는 시장 금리 상황과 관계없이 매매 시점의 가격으로 평가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안정성 규제는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시가와 괴리율이 높아지고 펀드런과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서 선(先) 환매 투자자들이 단기 채권을 고평가된 가격에 환매 받아 이득을 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올해 4월부터 새로 설정되는 법인용 MMF에 모두 시가평가 방식을 적용토록 했다. 다만 기존 장부가 평가를 받는 펀드들에 대해선 안정적 자산 비중(30%)을 충족하는 경우에 한해서만 장부가를 그대로 적용토록 했다.

    이에 자산운용사들은 시가형 MMF 출시에 한창이다. 향후 장부가 MMF의 수익률 저하는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 보다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시가형 MMF로의 수요 전환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지난 11일 'NH-Amundi법인시가평가1호'를 출시했다. 해당 상품의 예상 수익률은 약 3.9%로, 기존 MMF와 동일하게 유동성 비율 및 분산투자 규제를 통해 안정성을 확보했다. 또 익일 환매가 가능하면서 보다 높은 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다. 

    최홍근 NH아문디운용 채권솔루션부 팀장은 "시가평가 MMF는 안정적 자산 보유 의무를 받지 않는 동시에 가중평균 잔존만기 또한 120일까지 확대 운용이 가능하다"라며 "평가방식에 따른 시장 유통금리와의 괴리가 없어 일시적 대량 환매 발생 시 예기치 못한 기대수익률 저하 우려가 적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한화자산운용도 곧 '한화시가평가법인MMF'를 출시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아직 정확한 출시 일정을 정하진 않았으나, 시장 상황에 맞춰 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KB자산운용의 경우 업계 최초 MMF 상장지수펀드(ETF)를 선보였다. 회사는 지난 9일 'KBSTAR 머니마켓액티브 ETF'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 출시 3주 만에 순자산이 5600억원을 돌파했다.

    'KIS 시가평가 MMF 지수'를 비교지수로 한 이 ETF는 엄밀히 말해 MMF 상품이 아니다. 다만 법인형 시가평가 MMF에 준하는 포트폴리오에 개인과 법인 모두 투자할 수 있도록 채권형 ETF로 구현해 주목을 받고 있다. 

    금정섭 KB자산운용 ETF마케팅본부장은 "해당 ETF는 총보수가 연 0.05%로 MMF 대비 보수는 낮고, 수익률은 높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증권계좌나 연금계좌에 남은 현금을 머니마켓에 투자할 경우 연 4.0% 수준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금 본부장은 이어 "주로 기관이 해당 상품을 사들이고 있지만, 개인도 법인형 MMF에 가입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라며 "시가평가를 받는 상품의 특성상 향후 단기금리가 하락할 경우 장부가 MMF 대비 높은 초과 성과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