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판 없는 치킨집… MZ세대 트렌드 반영한 인테리어교촌치킨에 없는 메뉴로 구성… '치마카세' 차별화대형 붓 전시 '붓 오브제 공간' 전시 체험 공간도
  • 서울 이태원동에 위치한 교촌필방 입구 모습 ⓒ변상이 기자
    ▲ 서울 이태원동에 위치한 교촌필방 입구 모습 ⓒ변상이 기자
    교촌치킨이 '필방'으로의 변신에 성공했다. '필방'은 붓을 파는 가게로 예부터 시대의 문화예술을 선도하는 창작자들의 터로 불렸다. 교촌치킨이 이런 '필방'의 개념을 내세운 새로운 외식 브랜드를 선보인다. 이른바 '교촌필방'. 기자는 정식 오픈 하루 전인 7일 오전 서울 이태원역 인근에 위치한 '교촌필방'을 방문해봤다. 

    가게 입구에는 필방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대형 붓이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간판도 없는 이곳은 대형 붓을 직접 잡아 당겨야 문이 열린다. 대문을 들어서면 붓과 먹물, 한지 등 전시돼 있어 이곳이 치킨집인지 필방인지 헷갈릴 정도다. 눈을 사로잡는 입구 복도를 지나 열 걸음 정도 걸으면 양쪽으로 두 개의 입구로 나뉜다.

    왼쪽으로는 캐주얼하게 치맥(치킨+맥주)을 즐길 수 있는 캐주얼 다이닝 공간, 오른쪽으로는 화려한 대형 LED벽면으로 꾸려진 DJ존으로 통한다. 그리고 두 공간 사이에는 무형문화재 박경수 장인이 직접 제작한 대형 '자개 붓'을 설치해 하나의 공간 예술로 꾸렸다. 일명 '붓 오브제 공간'으로 방문객들에게 전시 체험의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 교촌필방에 전시된 '붓' ⓒ 변상이 기자
    ▲ 교촌필방에 전시된 '붓' ⓒ 변상이 기자
    입구부터 매장 곳곳에 빼곡하게 전시된 붓들이 방문객들의 눈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이곳에 놓인 붓들은 무형문화재 필장이 만든 붓들이며, 벽면 역시 옻칠 공예 작가가 직접 수차례의 옻칠로 마감한 한지로 채워졌다.

    붓 외에도 교촌치킨의 수제맥주 브랜드 문베어브루잉의 맥주병을 재활용한 DJ존을 마련했다. 교촌의 주요 소스인 꿀, 간장, 마늘, 오향 등을 유리병에 담아 벽면 전체에 디스플레이 했다. 내외부 인테리어만 보면 국내 어느 치킨 매장과 비교해도 단연 돋보이는 유일무이 치킨 매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렇게 구성된 매장 내부의 규모는 약 120평으로 90여명 정도 수용이 가능하다.
  • 교촌필방 내부 '붓 오브제 공간' ⓒ변상이 기자
    ▲ 교촌필방 내부 '붓 오브제 공간' ⓒ변상이 기자
    주방은 '오픈 키친'으로 고객들은 투명하게 요리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기존 교촌치킨에 없는 메뉴들을 만날 수 있다. 교촌의 대표 4대 메뉴인 '간장, 허니, 레드, 블랙시크릿'을 모은 '필방 시그니처 플래터'를 비롯해 사천식 닭볶음요리, 프랑스 전통요리, 닭고기 고추 튀김, 가쓰오 우동 등 교촌필방만의 메뉴들로 구성됐다.

    이날 기자가 맛본 교촌필방만의 신메뉴 중 인상 깊었던 음식은 '고추튀김'과 '꾸븐 떡볶이'였다. 고추튀김은 속을 꽉 채운 닭고기의 부드러움과 고추의 아삭함이 더해져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매콤한 겨자 소스가 제공돼 매운 맛을 선호하는 고객들의 입맛도 저격했다. 꾸븐 떡볶이는 큼지막한 쌀떡 자체를 한번 구운 상태에서 소스를 버무린 사이드 메뉴다. 앞서 프리오픈 당시 꾸븐 떡볶이에 대한 맛 평가가 높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그중에서도 교촌필방의 가장 큰 차별점은 '치킨 오마카세'를 선보인다는 데 있다. 치킨 오마카세는 예약제로만 이뤄지는데 매장 안쪽으로 들어가면 '오마카세룸'이 따로 마련됐다. 오마카세 코스는 총 12종으로 닭가슴살, 간 등 특수 부위를 활용해 튀김뿐만 아니라 볶음, 탕 등으로 다양한 조리법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치킨 오마카세의 가격은 5만 9000원이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매장 안쪽에 치마카세(치킨 오마카세)를 즐길 수 있는 프리미엄 공간을 마련해 차별함을 더했다"며 "치마카세 고객들은 콜키지(병당 2만원)도 가능하며 인근의 가게들이 3만원 대의 콜키지 금액을 받는 것과 감안하면 합리적인 가격이다"고 전했다.
  • 교촌필방 내부 'DJ존' ⓒ 변상이 기자
    ▲ 교촌필방 내부 'DJ존' ⓒ 변상이 기자
    교촌치킨은 교촌필방을 일반적인 치킨 매장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필방'을 내세운 하나의 브랜드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교촌필방이 탄생하기까지는 약 1년이 소요됐다.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이 과열되면서 교촌만의 시그니처가 절실했기 때문이다.

    당사만의 시그니처를 찾다보니 자연스레 '붓'이 떠올랐고, 그렇게 탄생한 게 '교촌필방'이라는 설명이다. 교촌치킨은 소스가 들어가는 모든 메뉴들을 붓을 통해 직접 도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붓질'로 고유의 맛을 완성하는 교촌의 제품철학과 일맥상통한다는 면에서 교촌필방이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상범 직영사업본부 부문장은 "붓으로 바르는 정성과 재료의 진정성을 바탕으로 교촌치킨은 '필방'을 앞세운 작은 브랜드를 만들고자 했다"며 "공간부터 메뉴까지 차별화를 더해 새롭게 변화하는 교촌의 이미지를 고객들에게 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