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나녹스 270억 투자 2대 주주 등극투자전문사 SK스퀘어에 지분 전량 이관, 350억 차익 가능나녹스아크 美 FDA 승인... 실적 부진 SK스퀘어 호재 작용 전망
  • ▲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 ⓒSK스퀘어
    ▲ 박정호 SK스퀘어 부회장 ⓒSK스퀘어
    SK텔레콤이 투자한 이스라엘 바이오 기업 '나녹스(NANO-X)'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이후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나녹스의 2대 주주로 있는 SK스퀘어의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박정호 부회장의 투자 전략이 통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나녹스는 반도체 디지털 엑스레이(X-ray) 촬영기기 '나녹스아크'를 선보이며 2020년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 SK텔레콤은 두 차례(2019년 6월, 2020년 6월)에 걸쳐 2300만달러(약 270억원)를 투자하면서 나녹스 2대 주주에 올라섰다. 당시 SK텔레콤은 보통주 260만 7466주(5.8%), 신주인수권(워런트) 226만 2443주(4.4%)를 합한 총 486만 9909주(10.2%)를 보유했다.

    이후 SK텔레콤은 2022년 SK스퀘어 인적 분할 과정에서 보유하고 있던 나녹스의 지분 모두를 SK스퀘어로 이전했다. SK스퀘어는 현재 나녹스의 지분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어 2대 주주를 유지하고 있다.

    나녹스는 상장 당시 주가가 64달러로 급등했지만, 미국 공매도 투자 세력의 공격으로 28달러까지 폭락했다. 지난 4월에는 5달러대로 떨어지며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하지만 5월에 미국 식약처(FDA)로부터 나녹스아크의 승인을 받으면서 반등의 기회를 얻었다.

    실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전자공시시스템(EDGAR)에 따르면 나녹스의 주가는 15일 기준 18.54달러를 기록하며, 4월 대비 4배 가까이 치솟았다. SK스퀘어가 보유한 보통주 260만주를 환산했을 때 지분가치는 620억 1099만원으로, 350억원의 차익을 거두게 됐다. 나녹스 주가가 20달러를 넘어설 경우 신주인수권 226만주를 행사해 차익을 추가로 얻을 수 있다. 

    SK스퀘어 입장에서는 나녹스의 주가 상승이 실적 개선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SK스퀘어의 올 1분기 매출은 111억 7800만원으로, 전년 대비 9130억 1900만원 줄었다. 영업이익 역시 -6390억 33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9861억원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도 나녹스의 미국 시장의 판로가 열린 것에 대해 고무적인 분위기다. FDA 승인을 통해 주력 제품인 나녹스아크의 미국 내 의료기관 진출이 보장된다는 점에서다. 여기에 모로코 등 글로벌 확장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주가 상승의 여력이 충분하다는 관측이다.

    이에 박 부회장의 선견지명 투자 전략이 또 한 번 반영됐다는 분위기다. 박 부회장은 앞서 하이닉스 반도체 인수를 성사시킨 주역으로 SK그룹 내 'M&A 및 투자의 귀재'로 불린다. 올 초에는 스웨덴 최대 기업집단인 발렌베리 그룹 계열 사모펀드 운용사 EQT파트너스(EQT)에 SK쉴더스 지분을 매각해 4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했다.

    업계 관계자는 "나녹스의 수익성이 담보되면서 향후 주가가 오를 소지가 다분하다"며 "SK스퀘어로서는 투자를 통한 차익 실현을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