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내주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신한·KB·우리 내달 14일… NH는 내달 20일영국 등 긴축모드… 미국도 추가인상 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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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고금리 기조가 꺾이지 않는 가운데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이 하반기 전략수립을 앞두고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고 올해 상반기도 승승장구했지만, 고금리가 지나치게 길어질 경우 부실 위험이 커지면서 영업전략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2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들은 이달 말 하나금융을 시작으로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시작한다.진옥동 회장 체제를 시작한 신한은행은 내달 14일 일산 킨텍스에서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상반기 경영성과 평가와 하반기 전략방향을 세울 계획이다. 이에 앞서 그룹 창립일(7월7일)이 속한 주간을 신한컬쳐위크로 지정하고 여기서 수집한 실무자들의 기획안을 경영전략에 반영키로 했다.마찬가지로 임종룡 회장 체제가 출범한 우리금융도 같은 날 경영전략회의를 연다. 금융위원장, NH농협금융 회장 등 금융권 관록을 겸비한 임 회장이 이끌게 된 만큼 우리금융 경영철학에 굵직한 선이 그어질지 주목된다.윤종규 회장이 이끄는 KB금융도 14일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계열사 임원 전원을 소집해 소통의 장을 마련한다. 오는 11월 임기가 종료되는 윤 회장의 거취가 주목되는 가운데 공격적인 경영전략이 수립될 지 관심사다. NH농협금융은 내달 20일 경영전략회의를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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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금리인하 없다… 부실 관리 화두로주요 금융지주들의 하반기 경영전략 수립 핵심 포인트는 부실 리스크 관리다. 고금리 기조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오래갈 것으로 전망되면서 경기 침체 낙폭도 커질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한국은행은 지난 1월 기준금리 인상 이후 3번 연속 금리를 동결했지만, 글로벌 금리인상 기조는 꺾이지 않았다.유럽중앙은행이 이달 15일 0.25%p 인상을 결정하며 기준금리 4.0% 시대를 열었고, 영국은행은 시장예상을 깨고 빅스텝(0.5%p 인상)을 단행하며 기준금리 5.0%로 올라섰다. 우리나라와 무역채널이 넓은 캐나다, 호주 중앙은행도 각각 0.25%p 인상했다.가장 영향력이 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내달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새벽 상원 은행위원회 보고에서 "올해 안에 금리를 두 차례 정도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금리 인하가 조만간 있을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분명히 했다.연준이 내달 금리인상을 단행하면 한국은행 기준금리와 격차는 2.0%p까지 벌어지게 된다.금융권에서는 당초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빠르면 올해 하반기 인하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경기침체 국면이 예상보다 굴곡진데다 물가인상률도 차츰 안정세를 찾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채는 물론 고신용 은행채 금리가 한 때 기준금리를 하회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하지만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긴축의 끈을 놓지 않으면서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은 희박해졌다.고금리가 예상보다 길어지면 치솟는 대출 연체율은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5대 시중 은행의 지난달 신규 연체율 평균은 0.09%로 지난해 5월 0.04%의 2배를 넘어섰다. 신규 연체율은 지난해 8월 0.04%에서 0.05%로 올라선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전체 대출 연체율은 0.33%로 1년 전(0.25)보다 0.13%p 상승했다. 부실채권을 가리키는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29%로 1년 새 0.04%p 올랐다. 연체 위험에 노출된 부채를 뜻하는 신용 리스크 익스포저는 1분기 기준 1601조3035억원에 달한다.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 말 1357조4762억원에서 240조원 넘게 늘었다.한 금융지주 임원은 "아직 연체율을 걱정한 단계는 아니지만, 상승세가 예상보다 빠른 것은 사실"이라며 "하반기 경영전략 수립에 부실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화두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