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타안 경제성 0.82, 기준값 밑돌아… 종합평가값도 0.508 '턱걸이' 수준野 "사업비 1천억 증액"… 국토부 "시점부 820억은 노선 상관없이 늘어나"노선변경 따른 증액분 140억, 교통량 40%↑… "1천억 잡아도 사업성 커질 것"원희룡 장관 "민주당 사과시 고집부릴 필요 없어"… 공은 이재명 대표에게로
  •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연합뉴스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연합뉴스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백지화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야당은 '김건희 여사 특혜 몰아주기' 의혹을 굽히지 않고 있다. '경제성'의 타당한 논리로 대응 중인 교통당국은 민주당이 의혹을 제기한 대안 노선은 기존 예비타당성 조사(예타) 통과안보다 비용 대비 편익(B/C·경제성)이 상승한다는 견해다.

    더불어민주당이 주장하는 사업비 증가분 1000억 원을 고려해도 전체 사업비의 5.7% 수준에 불과해 예타를 다시 받을 필요도 없거니와 이 정도 사업비 증액에 늘어난 하루 교통량을 고려하면 애초 노선보다 대안 노선이 경제성 있는 노선이 될 거라는 의견이 많다.

    국토교통부는 민주당이 해명과 사과를 한다면 사업을 재개할 여지가 있음을 밝히고 있다.

    7일 국토부에 따르면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은 경기도 하남시와 양평군을 잇는 왕복 4차로 도로 건설 사업이다. 기존 예타 통과안은 하남시~양평군 양서면을 잇는 27㎞ 도로에 1조 7695억 원을 투입한다. 아직 사업 노선은 확정되지 않았다. 국토부는 경제성을 고려해 종점을 양평군 강상면으로 바꾸고, 거리를 2㎞ 늘려 29㎞로 건설하는 대안 노선을 제시했다.

    해당 사업을 둘러싼 잡음은 민주당이 김 여사 일가를 향해 특혜 의혹을 제기하며 시작했다. 민주당은 대안 노선을 통해 사업 구간을 변경한 것을 두고 강상면에 땅을 보유한 김 여사 일가에 특혜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지난 6일 국토부는 즉각 '거짓선동'이라고 해명했고, 원희룡 장관은 사업 전면 중단을 선언한 상태다. 자칫 내년 총선 등에 정치적인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민주당의 공세를 원천 차단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원 장관은 "추측과 정황만으로, 찔끔찔끔 소설 쓰기로 의혹 부풀리기에 몰두하지 말고 자신 있으면 장관인 저를 고발하라"고 대응했다. 장관직과 정치생명을 걸겠다는 초강수마저 뒀다.

    민주당은 국토부가 제시한 대안 노선의 경우 사업비가 1000억 원 늘어나는 데다 교통정체 해소 효과 등은 전무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토부는 전체 노선을 봤을 때 증가하는 사업비는 960억~1000억 원이 맞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민주당이 주장하는 것과 차이가 있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설명을 종합하면 변경된 노선 종점부의 2㎞ 연장에 따른 사업비 증가분은 전체의 0.8%에 불과한 140억 원 규모다. 민주당은 여기에 시점부의 지하차도 연장과 나들목(IC) 위치 변경에 따른 820억 원의 예산까지 합해 총 1000억 원이 늘어난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직접적인 노선 변경과는 무관한 시점부 사업 조정까지 뭉뚱그려 사업비 증액을 언급한 셈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기존 예타안 노선대로 가도 지하차도와 IC의 조정은 불가피하다. 어떤 노선이든 820억 원이 똑같이 소요되는 것"이라며 "대안 노선을 채택할 경우 1000억 원이 더 든다는 민주당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설령 최대 1000억 원의 사업비가 늘어난다고 해도 국토부로서는 예타를 다시 받지 않아도 되는 처지다. 기획재정부의 관리 지침에 따르면 예타를 통과한 사업은 기존 사업비가 15% 이상 증액될 때 예타를 다시 받아야 한다. 이번 사업에서의 1000억 원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국토부는 어떤 노선으로 결정하든 시점부 820억 원의 증가분은 불가피한 데다 예타를 다시 받아야 하는 리스크도 없어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얘기다.
  • ▲ 예타 노선과 대안 노선 비교.ⓒ국토교통부
    ▲ 예타 노선과 대안 노선 비교.ⓒ국토교통부
    국토부는 대안 노선으로 인한 긍정적인 효과가 전무하다는 야당의 비판에도 정면 반박했다. 국토부에 의하면 대안 노선을 채택할 경우 하루 이용 교통량이 기존 1만 5800대에서 2만2300대로 6000대(40%) 늘어나게 된다. 또 예타안에 비해 인근 도로의 교통량을 하루 2100대 이상 더 많이 흡수해 인근 교통정체 해소 효과가 크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른 B/C가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투입하는 추가 사업비 규모에 비해 이익 효과가 더 크기 때문이다. 기존에 산출된 예타안의 B/C는 0.82로 1.0을 넘지 못했다. 100원의 돈을 쓰고 그로 인해 얻는 편리함이나 유익함은 82원에 그친다는 얘기다. B/C는 1.0을 넘어야 사업성이 있다고 본다. 대안 노선은 이보다 오를 가능성이 있다.

    국토부 한 관계자는 "대안 노선은 경제성을 더 높이는 쪽으로 만들어졌다. 비용은 140억 원 늘어나지만, 하루 교통량은 40% 증가하니 B/C가 오를 수밖에 없다"며 "아직 정확한 수치는 밝힐 수 없지만, 예타안보다는 오를 것"이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국토부 관계자는 "대안 노선의 B/C는 예타안과 비교했을 때 유사한 수준일 것"이라면서도 다소 높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경제성분석을 많이 해 본 한 교통분야 교수는 "늘어나는 사업비 대비 교통량 증대 효과를 고려할 때 B/C가 상당히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며 변수에 따라선 B/C가 1.0에 근접할 정도로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교통분야 전문연구원은 "(야당 주장대로 사업비가 1000억 원이 늘었다고 해도) 전체 사업비의 5.7% 수준에서 비용이 증가하고 교통량 증대 효과가 (적용 구간을 살펴봐야 겠으나) 40%라면, 아마도 B/C가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C가 증가한다는 것은 (1.0을 넘지 못하더라도) B/C를 기반으로 경제성·정책성·기술성 등을 더해 산출하는 종합평가(AHP) 점수도 덩달아 오른다는 얘기이므로 (대안 노선의) 사업 타당성을 확보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사업 애초 예타안 노선의 AHP는 0.508이었다. 기준값(0.5)을 간신히 넘겼다. 통상 0.45보다 작은 경우 사업 타당성이 없다고 보고, 0.55 이상이어야 사업 타당성이 있다고 인정받는다. 대안 노선은 예타안과 비교해 B/C와 AHP를 기존보다 모두 올리는 등 경제성이 훨씬 낫다는 게 국토부와 관련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현재 경기도와 양평군 등의 지역 주민들은 민주당의 꼬투리잡기식 의혹제기 여파로 숙원사업이 무산 위기에 처했다며 반발하는 상태다. 민주당은 여전히 의혹을 거두지 않은 채 사업 백지화의 책임을 국토부에 돌리고 있다.

    국토부는 민주당이 책임을 지고 사과한다면 사업을 재개하겠다는 태도다. 원 장관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이 나서서 가짜뉴스 선동을 했기 때문에 (이재명 당 대표가) 저랑 일대일 토론을 하든지 해서 선동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든 해명과 깔끔한 해소, 책임지는 사과가 있다면 저희가 그때도 고집을 부릴 필요는 없겠다"고 철회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