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보금자리론 공급 늘어채권시장 들썩→ 대출금리 변수"크레딧 수요는 초우량물로 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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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40조원 규모로 공급되는 특례보금자리론이 하반기 유동성 관리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널뛰던 시장금리가 다소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하반기 시장도 안심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올해 39조원 규모의 주택저당채권(MBS)을 발행할 계획이다. 지난해 발행실적 15조원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MBS 발행이 늘어난 건 올해부터 문턱이 낮아진 특례보금자리론 공급을 위한 자금조달 때문이다. 주금공은 올해 1월30일부터 소득요건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규제를 삭제한 특례보금자리론을 공급하고 있다.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르면서 특례보금자리론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1~6월) 유효 신청액은 28조2000억원으로 공급목표치(39조6000억원)의 70%를 넘어섰다. 월별 공급치를 보면 은행 대출금리가 고공행진했던 3월(7조3761억원), 4월(5조2444억원)에 집중됐다.

    최근 새마을금고발 유동성 위기가 대두되며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가 오르면서 특례보금자리론은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날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4.35~6.952%로 30년 만기 특례보금자리론 금리 4.35%를 상회한다. 중도상환수수료가 없어 언제든 갈아탈 수 있다는 장점을 고려하면 당장 자금이 필요하다면 특례보금자리론이 유리하다는 평가다.

    특례보금자리론 공급이 늘어나면 주금공이 발행해야 하는 MBS도 늘어난다. 주금공이 상반기 발행한 MBS는 16조1363억원으로 유효 신청액의 57.2%에 불과하다. 채권시장이 불안했던 상반기 자금조달 계획을 하반기로 미뤘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금공은 7월 11일, 18일, 25일 세차례에 걸쳐 이달에만 3조524억원어치의 MBS를 발행했다. 특례보금자리론을 시작한 2월 발행액 8268억원의 세배를 웃도는 규모다. 주금공 계획대로 특례보금자리론이 올해 완판될 경우 하반기까지 소화해야 할 MBS 물량은 20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신용등급이 높고 부실 우려가 적은 MBS가 시장에 대거 풀리면 채권시장 전반의 금리가 연쇄적으로 상승하며 대출금리를 밀어올릴 수 있다. 올해 초 4%대 금리를 앞세운 정기예금 상품을 내놓으며 시중은행이 수신경쟁을 벌이자 대출금리가 큰 폭으로 오른 사례와 같은 원리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정책적인 노력이 실수요자들의 기대심리를 어느 정도 되살리는데에는 성공한 측면도 있다"면서도 "은행 입장에서는 때아닌 조달경쟁이 벌어졌고, 시장참가자들의 위험회피심리가 작용하면서 크레딧에 대한 수요는 초우량물로 쏠리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