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전도체株 진위 공방에 주가 곤두박질

초전도체 연구 신뢰성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관련 테마주들의 주가가 동시 폭락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대창(-26.00%), LS전선아시아(-21.59%), 서원(-14.64%), 덕성(-5.24%) 등 초전도체 테마주들이 줄줄이 하락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초전도체 테마주 종목의 낙폭이 컸다. 모비스(-28.30%), 신성델타테크(-24.65%), 파워로직스(-26.24%), 원익피앤이(-19.89%) 등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이날 이들의 주가는 급등락을 이어갔다. 오전만 하더라도 해당 주들은 일제히 하한가에 근접했지만, 서원, 덕성 등 일부 종목은 오후 들어 반등해 17∼18%대 오름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장 후반 매물이 출회하며 이들은 일제히 약세로 바뀌거나 낙폭을 넓혔다.

최근 급등했던 초전도체 테마주들이 급락한 건 전날 한국초전도저온학회가 'LK-99'에 대해 현재 공개된 논문 및 검증 동영상만으로는 상온 초전도체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를 내면서다. 

학회가 LK-99를 검증하기 위해 구성한 검증위 위원장을 맡은 김창영 기초과학연구원(IBS) 강상관계물질연구단 부단장은 전일 "지금까지 발표된 결과로는 초전도체임을 입증하기 부족하다"라고 밝혔다.

이 영향으로 전일 상한가를 쳤던 종목들은 일제히 시간외 하한가(-10%)까지 내렸다. 이 여파로 이날 역시 개장과 함께 하락이 시작돼 반등 없이 수급이 빠져나가는 패닉셀 양상을 보였다.

줄줄이 급락세를 이어가던 해당 종목들이 이날 한때 낙폭을 줄이거나 다시 양전하는 흐름이 나타나기 시작한 건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의 한 언론과의 인터뷰가 공개되면서다.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는 상온·상압 초전도체 LK-99의 진위를 놓고 논란이 가열되는 것과 관련해 "한 달쯤 후 여러 내용을 종합해 발표하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LK-99 제조법은 다 공개를 해뒀다"라며 "전 세계의 연구진이 후속 연구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략 앞으로 한 달 정도면 세계 연구진이 다 따라 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도 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초전도체와 관련해 많은 전문가들은 조심스럽게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라고 전하면서 다시 급락세로 돌아섰다.

NYT는 "많은 전문가들이 한국 과학자들로부터 받은 자료가 설득력이 부족해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라고 전했다.

한편 초전도체 진위 공방에 관련주들의 흐름도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나 서남은 지난 1~3일 3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된 이후에도 급등세가 진정되지 않자 이날 매매가 정지된 상태다. 

개인투자자들이 흐름에서 나만 소외되면 안 된다는 '포모(FOMO) 증후군'에 휩싸이면서 국내 증시에서 테마주 쏠림 현상이 짙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선 초전도체 관련 종목들의 주가 변동성을 경고한다.

조준지 SK증권 연구원은 "초전도체 테마 관련주는 기대감으로 주가가 움직이는 상황"이라며 "현실화될 경우 파급력이 굉장할 수 있기에 지켜봐야 하겠으나,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전환될 때 촉발될 수 있는 강한 변동성을 유의하라"고 지적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 또한 "최근 2차전지 업종에서 수급이 일부 이탈해 초전도체 테마 관련주로 이동하면서 관련 주식들의 주가 폭등세를 유발하고 있다"면서 "2차전지주 급등락의 피로감이 제2의 2차전지주, 차기 급등주를 찾고자 하는 욕구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