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은행 신용 강등에 국내 은행주 일제히 약세증권가 "영향 제한적일 것, 하반기 기대돼"외국인·기관 순매수 돌아서…주주환원율 확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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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밤 무디스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미국 은행주 약세에 국내 은행주들도 영향을 받아 장 중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선 이번 이슈가 전일 국내 증시에 반영됐기에, 전반적인 하방 압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4대 금융지주의 주가는 이날 미국발 악재를 소화하며 0~1%대 낙폭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2시 20분 기준 KB금융지주가 전장대비 1.93% 하락한 5만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외에 하나금융지주(-1.3%), 우리금융지주(-0.87%), 신한금융지주(-0.98%)의 주가가 약세다. 

    국내 은행주는 최근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인 테마주 쏠림 현상에 피로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안정적인 투자처로 꼽는 등 투심이 돌아오고 있었다. 증권가에서도 호실적과 주주환원율 확대, 순이자마진(NIM) 하락세가 끝날 거란 기대감 등을 이유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8일(현지 시간) 고금리로 인한 조달비용 약화, 상업용 부동산 문제 등을 이유로 미국의 10개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BNY멜론, US뱅코프 등 일부 대형은행들은 강등 검토대상에 올렸다.

    은행주는 타격을 입었고 이에 뉴욕증시도 간밤 모두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BNY멜론은행이 전일대비 0.61% 하락했고 스테이트 스트리트도 1.6% 떨어졌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주가는 2% 하락 마감했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과 예상보다 견조한 경기가 이어지며 패닉 장세는 나타나지 않았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미국발 악재로 인해 국내증시도 일부 영향을 받겠지만 그 정도는 제한적일 거란 전망을 내놓았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 증시에서 무디스의 지역 은행 신용등급 강등을 비롯해 이탈리아의 금융업종에 대한 횡제세 부과 등으로 금융주가 하락한 가운데 대만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반도체 업종 부진 등은 한국 증시에 부담이다"라면서도 "그렇지만 미 증시 하락 요인은 전일 이미 한국 증시에서 알려져 있던 부분이라는 점에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무디스의 은행 신용등급 강등은 전일 국내 증시에서 장 초반부터 반영됐기에 장 중 증시 전반적인 하방 압력은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한 연구원은 무디스의 은행 신용등급 강등 여파로 추후 은행들이 보수적인 영업정책을 실행하게 되면, 경제에 공급되는 전반적인 신용을 감소시키면서 경기 호조세에 제약을 가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근 국내 은행주는 2차전지 쏠림 현상 속 소외주로 부상하며 외국인, 기관을 중심으로 순매수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주 국내 기관과 외국인은 코스피 지수를 각각 1조3000억원, 6000억원 순매도한 반면 은행주에 대해선 각각 160억원, 130억원을 순매수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특정 업종 일변도의 주가 상승에서 소외주로의 순환매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은행주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도 점차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순이자마진(NIM) 하락세가 멈출 것이란 전망과 주주환원 강화 정책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KB금융, 신한금융지주 등은 자사주 매입 및 소각에 나서며 주주환원율 확대 기대감을 더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처음으로 분기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우리금융지주가 10%, 하나금융지주는 9%대, KB금융, 신한금융지주는 6~7%대의 배당수익률이 예측되고 있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하반기로 접어들수록 배당수익률은 유의미한 투자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KB금융지주에 대해선 업종 내 최선호주로 꼽는 의견이 많았다. KB금융지주는 지난 2분기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9% 증가한 1조4991억원을 기록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KB금융지주에 대해 "순이자마진 개선, 대출 성장 등으로 이자이익 개선이 나타났고 수수료이익, 보험손익 등 비이자손익도 견조했다"면서 "주주환원까지 고려했을 때 사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박용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선제적 충당금 적립에도 호실적을 거두고 주주환원 강화 정책에 대한 강한 의지를 확인시켜줬다"며 "안정적 이익 창출력과 월등한 자본력을 통한 주주환원 확대 가능성, 업계 최고 수준의 손실 흡수력을 지닌 KB금융을 업종 내 최선호주로 유지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