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첫 내부 회장 나올까… 변수는 '출신 지역'

KB금융 회장 후보군의 윤곽이 나왔다.

예상대로 큰 이변은 없었다.

일찌감치 물망에 오른 내부 4인과 알려지지 않은 외부 2명으로 압축됐다.

1차 숏리스트 6명은 저마다 능력과 전문성, 평판 등에서 어느하나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그렇다면 오는 29일 추려질 2차 후보군 3명과 내달 8일 결정될 최종 후보 1명은 어떻게 가릴까?

안팎의 전망은 '내부'와 '지역'을 관전포인트로 꼽는다.

2008년 출범한 KB금융의 역대 회장 4명(황영기·어윤대·임영록·윤종규)은 모두 외부 인사였다.

KB금융 안에서는 이번에야 말로 내부인사가 회장이 돼야 한다는 바람이 크다.

윤종규 회장의 용퇴로 금융그룹 거버넌스의 화두였던 '세대교체' 바람은 피해갈 수 있게 됐다.

당국도 모범적인 승계의 정착화를 기대하는 만큼 구체적인 개입을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그룹 안에서 후보자가 나온 점, 이들이 그간 보인 전문성 등을 근거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등의 입장은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정부의 낙하산 인사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금융권에선 외부 인사 2인의 경우 사실상 허수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윤 회장이 이미 3년 전 부회장직을 신설하는 등 내부승계 프로그램을 잘 갖춰놨다는 점에서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6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KB금융은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승계 프로그램이 잘 구성돼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한 바 있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도 "윤 회장이 연초부터 금융당국에 연임 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외부 후보 2인의 회장 등극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또하나의 변수는 '출신지역'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4대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영남권 출신은 없다.

윤종규 회장(전남 나주)을 비롯해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전북 임실)과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전남 보성)은 모두 호남 출신이며,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충청(충남 부여) 출신이다.

내부 후보군 4명은 모두 능력 면에선 누가 돼도 문제될 게 없지만, 회추위로선 지역 변수를 도외시할 순 없다는 분석이다.

후보 4명 중 영남 출신은 경남 진주 출생으로 대구고를 나온 허인 부회장이 유일하다. 허 부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1년 후배이기도 하다.

양종희 부회장과 이동철 부회장은 각각 호남(전주)과 제주 출신이며, 박정림 총괄부문장은 서울 출생이다.

이와 관련,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로썬 영남권 출신인 허인 부회장이 차기 회장 경쟁에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허 부회장은 당초 대통령과 서울대 법대 동문이라는 점이 부각되긴 했으나, 이보다는 지역 안배 성격이 짙어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