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반전쟁, 갑질공방 이어 또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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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J대한통운이 ‘택배 쉬는 날’을 앞두고 쿠팡에 유감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앞서 쿠팡과 갈등을 겪은 CJ제일제당·CJ올리브영에 이어 CJ대한통운까지 쿠팡과 마찰을 빚고 있다. 

    CJ대한통운은 “다양한 방식으로 ‘택배 쉬는 날’을 응원해 주시는 고객들에게 감사드리는 한편, 사실을 왜곡하는 프레임으로 택배업계의 자발적 노력을 폄훼하는 일부 업체의 행태에 강한 유감을 표시한다”고 11일 밝혔다.

    택배 쉬는 날은 2020년부터 시행한 택배 종사자의 공식 휴무일이다. 

    CJ대한통운과 한진·롯데글로벌로지스·로젠택배 등 주요 택배사는 오는 14일을 쉬는 날로 정하고, 배송과 택배터미널 간 수송업무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CJ대한통운이 지목한 ‘일부 업체’는 택배 쉬는 날에 동참하지 않고 있는 쿠팡이다. 

    쿠팡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쿠팡 로지스틱스서비스(CLS) 소속 기사들이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고 고객 피해도 방지할 수 있음에도 택배노조가 정치적 의도로 불필요한 소비자 피해를 강요하고 있다”, “쉬고 싶으면 하루 25만원 가량 드는 외부 택배기사(용차)를 택배기사 본인의 부담으로 투입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CJ대한통운은 쿠팡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경영 부담을 감수하고 ‘택배 쉬는 날’에 동참하는 것은 택배산업이 기업뿐만 아니라 대리점과 택배기사, 간선기사 등 종사자 모두와 상생해야 발전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택배사들은 쉬고 싶을 때 마음대로 쉴 수 없어 ‘택배 쉬는 날’을 만들었다는 왜곡된 주장을 바탕으로 기존 업계를 비난하는 것은 택배산업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일반 택배사는 일요일과 공휴일 등 휴무 없이 365일 배송을 하는 이커머스 계열 택배사보다 연간 휴무일이 훨씬 많고, 동료들과 협력하면 휴가를 갈 수 있는 기회를 더 만들 수 있다”며 “일부 돌발적인 상황이 발생할 경우 택배기사가 추가로 비용을 부담해 일일 배송대행을 하는 ‘용차’를 쓰는 경우도 있지만 25만원 보다 훨씬 적은 것이 통상적이다”라고 강조했다.

    CJ대한통운은 또 ‘상생을 위한 사회적 합의’에 따르지 않는 쿠팡을 비판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택배업계 모두 자유로운 휴가 사용은 물론 작업시간과 강도를 적절한 수준으로 낮추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면서 “자기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해 수년간 진행돼 온 택배업계 전체의 노력을 폄훼하는 행위를 소비자들이 ‘혁신’이라고 받아들일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쿠팡과 CJ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에는 쿠팡과 CJ제일제당이 햇반, 비비고 등 납품 단가를 두고 갈등을 빚었고 이어 지난달엔 쿠팡이 CJ올리브영이 중소 뷰티 협력사에 쿠팡 입점을 제한하는 등 갑질을 하고 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는 사태가 빚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