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예측‧일반청약 부진 이어 상장 첫날 6.6% 하락하반기 대어 잇달아 실패…차기 상장 종목 우려 커져에코프로머티리얼즈 빨간불…IPO 시장 활기 회복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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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윤 기자
    올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1호 상장사인 넥스틸이 흥행에 참패하면서 추후 상장 예정인 코스피 대어들도 긴장감을 늦출 수 없게 됐다.

    증권업계에선 현재 코스피 상장예비심사를 마쳤거나 진행 중인 두산로보틱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SGI서울보증보험 등의 흥행 부담감이 한층 더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글로벌 종합강관 제조 전문기업 넥스틸은 전일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6.61%(760원) 하락한 1만74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도 오전 10시 20분 기준 전일보다 4.84% 하락한 1만220원에 거래 중이다.

    넥스틸은 올해 첫 코스피 신규 상장 기업이었던 만큼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적지 않은 구주매출에 따른 오버행 우려가 영향을 주면서 앞서 이뤄진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청약에서 낮은 경쟁률을 기록한 데 이어 상장 이틀째 부진한 주가를 기록 중이다.

    앞서 업계에서는 올해 코스피 시장에 IPO가 부재했던 만큼 넥스틸의 흥행 여부가 다른 기업들의 IPO 시점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중소형 공모주로 쏠렸던 상반기 IPO 시장의 변화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넥스틸이 흥행에 참패하면서 시장 상황을 관망하던 기업들의 입성 시기에 대한 고심이 깊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증권사 IPO 담당자는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최적의 기업공개 타이밍을 잡기 위해 눈치 보기를 하는 상황에서 일종의 악재가 나온 것"이라며 "가뜩이나 증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넥스틸이 물꼬를 제대로 트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담당자는 "실제 올해를 목표로 상장을 준비했던 케이뱅크, 오아시스, 현대오일뱅크 등 대어급 기업들은 아직 어떤 계획도 내비치지 않았다"라며 "하반기 기대주였던 파두와 넥스틸의 흥행 부진으로 IPO 시장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발등에 가장 큰불이 떨어진 곳은 이미 코스피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두산로보틱스, 서울보증보험,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이다.

    지난 6월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두산로보틱스는 이달 18일 심사를 통과했다. 두산로보틱스는 1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평가받는 올해 하반기 IPO 최대어다. 이르면 이달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공모 준비를 시작할 계획이다.

    회사는 다만 2017년 이후 지속해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과 최근 로봇업계의 분위기를 고려했을 때 시장에서 평가받는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높다는 우려를 받고 있다.

    앞서 지난 4월 27일 코스피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에코프로머티리얼즈도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통상 상장예심은 통상 45영업일 이내로 끝나지만, 아직까지 승인 통보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이동채 전 에코프로그룹 회장이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형을 확정하면서 불확실성이 쌓인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 전 회장이 지난 5월 법정 구속된 것이 심사 지연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상장 심사 때 대주주의 법 위반 전력 등을 따져본다. 이 전 회장은 지난해 에코프로 대표이사직을 사임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으나 에코프로 지분 18.8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에코프로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지분 52.78%를 갖고 있다.

    이밖에 국내 최대 보증보험사인 SGI서울보증보험은 지난 6월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하며 IPO 절차에 돌입했다. 업계에 따르면 회사는 오는 9월 증권신고서를 금감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한 증권사 IPO 담당자는 "중국 부동산발 리스크, 금리 인상 등 우려할 만한 여러 이벤트가 남아있는 상황에서 남은 대어급 기업들의 상장이 성공할지 미지수"라며 "특히 구주매출이나 상장 직후 유통 물량이 많은 기업은 시장에서 외면받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